KT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현대차그룹과는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신한금융그룹과는 디지털전환(DX)을 각각 협력하고 있다. 장기적 파트너십 유지를 위해 선택한 것이 지분교환이다. 이를 위해 자사주 교환 등 다양한 기법이 동원됐다.

◇주식교환에 자사주 활용…정부지분 취득·적극적 매입정책 주효

KT는 지난해 현대차그룹과 신한금융그룹과의 지분교환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KT-현대차그룹, KT-신한금융그룹은 각각 서로의 주주가 됐다. KT가 현대차그룹과 지분을 교환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KT는 지분교환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하는 묘수를 발휘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KT가 보유한 자사주는 2517만4739주로 발행주식총수(2억6111만1808주)의 9.6%에 해당했다.


KT는 2002년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보유지분의 일부를 자사주로 사들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자사주가 풍부한 편이다. 여기에 그동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취득하면서 쌓였다. 신탁계약을 통해 2000년부터 10년간 1000억원, 2020년부터 1년간 3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각각 취득했다. 올해 들어 1000억원 규모 소각을 전제한 3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KT와 현대차그룹이 합의한 내용은 7500억원 규모 KT 자사주를 4456억원 규모 현대차 자사주, 3003억원 규모 현대모비스 자사주로 교환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차 4.69%(1225만1234주)와 현대모비스 3.10%(809만4466주)를 합산해 KT 지분 7.79%를 확보했다. 그룹 합산 지분율로 따지면 국민연금공단(8.15%)에 이은 2대주주다.

KT가 소유분산 기업인 만큼 다수 지분 확보는 의결권 행사 등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 실제로 올해 들어 일련의 KT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현대차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의결권이 부각되기도 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KT 지분 보유목적이 단순투자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KT의 경우 현대자동차 지분 1.04%(221만6983주)와 현대모비스 지분 1.46%(138만3893주)를 보유하게 됐다.

KT와 현대차그룹의 맞손은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양사가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한다. △차세대 6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인공위성 기반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통신 인프라 구축 △EV 충전 인프라 확대 △RE100 공동 대응 등 내용이 포함됐다.

◇신한은행, NTT도코모 보유 KT 지분 매입…신한EZ손보 주주로도 유치


현대차그룹에 앞서 신한금융그룹과의 지분교환이 지난해 1월 성사됐다. 신한금융그룹과의 지분교환 형태는 현대차그룹과 다르다. 신한은행은 일본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주식 1454만2076주를 4375억원에 사들였다. 올해 3분기 말 지분율이 5.57%로 단일주주 가운데 국민연금에 이은 2대주주다.

KT는 올해 1월까지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총액 4375억원 규모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순차적으로 사들였다. 올해 3분기 말 KT가 보유한 신한금융지주 주식은 1087만7651주로 지분율로 따지면 2.05%에 해당한다. 이와 별개로 KT는 지난해 11월 신한금융그룹 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옛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주식 210만2896주를 취득해 지분율 9.9%로 신한금융지주에 이은 2대주주에 올랐다.

KT가 신한금융그룹과 손을 맞잡은 배경에는 디지털전환이 자리잡고 있다. KT는 신한금융지주 지분 취득과 동시에 신한은행과 미래성장DX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금융특화 AI컨택센터(AICC) 구축 △대안신용평가 모델 도입한 소상공인 특화 통신·금융 융합 서비스 개발 △메타버스 플랫폼 도입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 제공 △블록체인 기술 활용한 전자문서 사업 공동 추진 △스타트업 투자 SI펀드(전략적 투자 펀드) 공동 조성 등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