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미등기 임원들의 계열사 이사회 겸직을 통해 48개 그룹사의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자회사 중 가장 덩치가 큰 위성사업자 스카이라이프도 마찬가지다. 스카이라이프 이사회에 KT 임원 2명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 한명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있다. 모회사 임원이 자회사 사외이사 인사권을 주관하는 격이다. 상장기업의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견제·감독하고 조언하는 역할인 만큼 독립성이 중요한데 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이 부분이 취약하다.
◇김훈배 KT 본부장, 스카이라이프 사추위장 겸직 KT그룹은 올 6월 말 기준 9개의 상장사와 40개의 비상장사로 구성돼 있다. 상장사에는 KT와 스카이라이프, 나스미디어, 지니뮤직 등이 있으며 비상장사에는 케이뱅크와 BC카드, 밀리의 서재 등이 포진해 있다.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인 KT는 자사 임원을 이들 계열사 이사회에 배치함으로써 그룹 지배력을 구축했다. 통상 2명의 임원을 배치했다. 예를 들어 나스미디어에는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과 강현구 전략실 시너지경영2담당을, KT클라우드에는 최규철 전략실 시너지경영1담당과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을 배치하는 식이다.
사업적 연계성이 있는 부서의 장과 계열사를 엮어 시너지를 높이고 그룹 지배력을 수월하게 갖추기 위해서다. 자회사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스카이라이프에는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과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이 배치돼 있다.
특이한 점은 김 본부장의 위치다. 상장사인 스카이라이프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5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보상위원회과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로 총 5개다. 그 중 김 본부장이 사추위원장이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서 모회사 입김 작용 사추위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위원회다. 사외이사 후보 리스트를 관리하고 심사·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사외이사 중 한 명은 공공성 강화를 위해 별도로 이사추천자문위원회를 구성, 후보를 추천 받은 뒤 사추위에서 재심사해 최종적으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감시토록 하는 장치로 활용하기 위해 도입된 직책이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으로 두도록 하고 있다. 견제와 감독이란 측면에서 독립성이 중요한 보직이다. 이사회 직군 가운데 후보 규정과 임기제한 등이 법으로 정해지는 등 가장 선임이 까다로운 직책인 이유다.
때문에 사추위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오너 또는 경영진의 입김 작용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서다. 스카이라이프의 모회사 KT 역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사외이사 전원(8명)으로 구성한다.
스카이라이프 사추위는 사외이사 2명(윤명근·황인이)과 기타비상무이사(김훈배) 1명 등 3명으로 구성됐었다. 그 중 황인이 사외이사는 올해 3월로 임기가 종료됐으며 후임자는 아직 미정인 만큼 사실상 2명이다. 모회사 임원이 자회사 사추위원장을 겸하는 현 구조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모회사의 입김이 닿을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