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현금흐름] ⑪운전자본 부담 순운전자본은 1년간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이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매출채권, 재고자산, 선급금 등)에서 영업활동로 인한 부채(매입채무, 미지급비용 등)를 차감해 셈한다. 이 값이 클수록 기업의 상시적 활동에 자금이 많이 묶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순운전자본에서 자산의 증가는 현금의 감소를, 부채의 증가는 현금의 증가를 뜻하며 따라서 현금흐름상 순운전자본의 변동, 즉 순운전자본투자액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신세계그룹의 운전자본 부담을 계열사별 순운전자본투자액의 증감 추이를 통해 살펴본다. 올해 상반기 말 신세계그룹에선 이마트의 운전자본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연결과 별도법인 모두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나란히 줄어들었다. 이밖에 주요 계열사 가운데 신세계와 신세계건설의 운전자본 부담이 크게 확대된 점이 주목된다.
주요 계열사는 신세계그룹 상장사 7개, 사업보고서 제출의무가 있는 비상장사 3개 등 10개 회사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말 신세계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순운전자본투자액(순운전자본의 변동)의 변화가 가장 컸던 곳은 신세계푸드로 나타났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6월 말 기준 순운전자본투자액이 마이너스(-) 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말 순운전자본투자액이 347억원이었는데 여기서 410억원(118.2%) 축소됐다.
순운전자본투자액이 음수를 나타낸 것은 연초 대비 순운전자본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뜻이다. 신세계푸드는 연초와 비교해 매출채권이 18억원 늘었지만 재고자산이 38억원, 선급금이 13억원 줄었다.
반대로 매입채무는 12억원 증가하면서 순운전자본투자액이 마이너스를 찍었다. 최근 신세계푸드의 현금창출력이 약해진 만큼 운전자본 부담 축소가 현금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세계센트럴시티도 상반기 말 순운전자본투자액이 -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역시 -151억원이었는데 마이너스 기조가 이어졌다. 올해 연초 대비 기타유동부채가 1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마트의 경우 6월 말 순운전자본투자액이 연결 기준 1967억원으로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하면 41.3%(1384억원) 줄었다. 재고자산의 증가폭이 2999억원에서 375억원으로 대폭 축소됐고 매출채권도 줄어든 덕분이다.
별도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이마트의 순운전자본투자액은 1181억원에서 567억원으로 614억원(52%) 줄었다. 매출이 떨어지면서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해 상반기 말(248억원)보다 순운전자본투자액이 84.7%(210억원) 줄면서 올 6월 말에는 38억원에 그쳤다. 재고자산이 늘었지만 매입채무도 같이 늘었고 매출채권은 줄어든 덕분이다.
반면 신세계는 순운전자본투자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으로 -469억원이었는데 2900억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2386억원을 기록했다. 매입채무가 2000억원 넘게 줄어든 탓이 컸다. 신세계 별도 기준으로도 순운전자본투자액이 -202억원에서 663억원으로 약 870억원 늘었다. 2021년과 지난해 모두 마이너스였는데 올 들어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신세계를 제외하고 운전자본 부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신세계건설이다. 상반기 말 순운전자본투자액이 720억원으로 전년 동기(-35억원) 대비 755억원 증가했다. 매출채권 등이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밖에도 신세계아이앤씨와 신세계인터내셔날, 광주신세계, 대전신세계 등의 순운전자본투자액이 모두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각각 16억원, 160억원, 95억원, 9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과 비교해 각각 135억원, 20억원, 30억원, 401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