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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부자' 광주신세계, 이마트 보유현금 추월

[현금흐름/현금성자산]⑩상반기 말 현금성자산 2200억 육박…이마트는 지분 투자로 순유출

고진영 기자  2023-11-08 15:21:51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현금흐름]


⑩현금 및 현금성자산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재무활동의 결과물로 유동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은행에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요구불예금(보통예금이나 당좌예금)뿐 아니라 회계상 큰 거래비용 없이 현금 전환이 쉽고, 가치변동의 위험이 크지 않은 금융상품을 포함한다. 초단기 수익증권인 MMF, 취득당시 상환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내인 상환 우선주, 취득당시 3개월 이내의 환매조건인 환매채 등이다. 신세계그룹의 현금성자산 증감 추이를 계열사별로 살펴본다.


올해 신세계그룹은 전반적으로 현금성자산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순이익이 쌓인 경우도 있지만 차입으로 외부자금을 끌어오면서 현금이 늘어난 계열사도 상당했다. 신세계건설이 대표적이다.

또 외형 대비 현금이 가장 많은 계열사는 광주신세계로 나타났다. 주요 계열사는 신세계그룹 상장사 7개, 사업보고서 제출의무가 있는 비상장사 3개 등 10개 회사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광주신세계, 5년 새 보유현금 13억→2000억

THE CFO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신세계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이마트, 신세계를 제외하고 보유 현금이 가장 많은 계열사는 광주신세계로 나타났다.

광주신세계는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이 219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2047억원)보다 약 7%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 780억원과 채무증권 등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197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2017년만 해도 현금성자산이 13억원에 불과했는데 순이익이 쌓이면서 5년 새 2000억원 넘게 늘었다.

광주신세계의 매출이 상반기 기준 890억원으로 주요 계열사 가운데 가장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형 대비 현금성자산 규모가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이마트 별도법인이 보유한 현금(723억원)보다도 광주신세계 현금이 많았다.

광주신세계 다음으로는 신세계센트럴시티의 현금 규모가 컸다. 지난해 6월 말 415억원에서 올 6월 말 1302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 약 824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그간 현금성자산이 쭉 400억원대 안팎에 불과했지만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늘고 차입을 확대하면서 단기간 급증했다.

신세계건설 역시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이 741억원으로 전년 동기(741억원)보다 1140억원(153.8%) 늘었다. 상반기에 345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는데도 현금이 불어난 이유는 1500억원을 단기 대출하고 12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차입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보유량 '꼴찌' 이마트에브리데이

반면 이마트 별도법인과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푸드, 신세계인터내셔날, 대전신세계 등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 보유 현금이 감소했다.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을 보면 이마트(별도)는 723억원, 신세계아이앤씨 564억원, 신세계푸드 430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 845억원, 대전신세계가 387억원을 나타냈다.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28.9%, 26.8%, 10.6%, 11.9%, 32.7% 줄어든 수치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9년 말 현금성자산이 58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빠르게 늘어 작년 말엔 968억원까지 뛰었던 곳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순이익이 2022년 상반기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데다 차입 상환과 배당 등으로도 돈이 나가면서 현금이 감소했다.

10개 계열사 가운데 보유 현금이 가장 적은 곳은 이마트에브리데이다.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이 8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 말(11억원)보다 증가하긴 했지만 2020년(584억원)과 비교하면 수백억원이 줄었다. 2021년 차입 상환 등으로 순현금 유출이 있었던 탓이다. 현금을 쌓아놓기 보다 EBITDA(상각전영업이익)로 필요 지출을 충당하고 있다.


◇이마트, 현금 급감원인은 '이베이코리아'

주요 계열사들을 종속회사로 거느리는 이마트와 신세계는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이 각각 상반기 말에 1조6633억원, 990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078억원(14.3%), 2325억원(30.7%)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별도법인 현금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에 증가분은 전부 연결 자회사들에서 발생했다. 대규모 차입으로 신세계건설 현금이 증가한 이유도 있다.

이마트 별도법인은 2020년만 해도 현금이 7000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듬해 아폴로코리아(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에메랄드에스피브이에 3조5870억원을 출자한 이후 보유 현금이 급감했다. 올해 역시 미국법인인 PK리테일홀딩스에 520억원을 추가 출자하는 등 투자활동에 따른 순유출이 있었다.

반면 신세계는 자회사 현금도 많아졌지만 별도법인 역시 현금이 늘었다. 상반기 말 기준 신세계 별도법인의 현금성자산은 3156억원이다. 지난해 6월 말 1668억원에서 1488억원(89.2%) 증가했다. 지난해 차입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현금성자산 가운데 현금은 75억원, 제예금 등이 3028억원이고 나머지는 단기금융상품 등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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