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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무차입' 광주신세계, 대규모 투자에 재무구조 변화 감지

⑨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양수가액만 4700억…보유현금 두 배 이상

박서빈 기자  2024-05-16 08:17:33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사실상 무차입경영 기조를 유지했던 광주신세계에 차입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보다 시장 경쟁을 위한 대규모 투자자금의 몸집이 더 커지고 있는 탓이다.

광주신세계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복합개발 투자를 진행 중으로, 이를 위해 올 초 이사회서 결의한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사업 관련 양수 계약의 양수가액만 4700억원에 달한다. 광주신세계가 보유하고 현금의 두 배 이상이다. 외부 차입이 불가피한 셈이다.

◇무차입경영 기조…순현금 상태 유지

광주신세계는 신세계그룹 내에서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점포 리뉴얼 등에 따라 본격적으로 자본적지출(CAPEX)이 늘어나기 시작한 2022년 이전만 하더라도, 광주신세계의 차입금 의존도는 0%를 유지해왔다.

CAPEX가 늘어난 이후에도 광주신세계는 2022년 말 부채비율 15.6%, 차입금 의존도 1.7%를 기록했으며, 작년에도 부채비율 14.1%, 차입금의존도 1.6%를 유지했다.


순차입금의 경우 마이너스(-) 상태로 순현금 기조를 나타냈다. 작년 광주신세계의 순현금은 2297억원으로 전년(2154억원) 보다 143억원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현금성자산 2446억원, 총차입금 149억원이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이면 차입금이 적고 현금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최대주주인 신세계(62.8%)보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넉넉한 것으로, 별도 기준 작년 말 신세계의 현금성자산은 1008억원으로 전년(3100억원) 대비 3분의 1 가량 줄었다.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 불가피

다만 대규모 투자 계획에 따라 광주신세계의 무차입경영 기조에도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규모가 보유 현금보다 커지는 만큼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광주신세계는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8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하는 복합쇼핑몰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 파크' 건설을 추진 중으로, 총 투자규모 약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설기간은 2024년에서 2028년으로 총 4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기존 광주신세계보다 세 배 이상 큰 규모로 복합쇼핑몰을 조성해 그 안에 쇼핑 시설뿐만 아니라 갤러리·개방형 대형서점·옥상공원·루프탑·레스토랑·펫 공원 등을 조성하고, 입점 브랜드 수도 현재보다 두 배가량 늘려 지역 내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유스퀘어 부지. 출처=광주신세계 영업양수도계약서

이에 따라 지난 2월 광주신세계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금호고속으로부터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사업 관련 자산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해당 자산의 양수가액에만 4700억원이다. 양수기준일은 오는 7월 1일로, 보유 현금보다 양수가액이 더 크다.

광주신세계는 현금성자산과 함께 외부 차입 등에도 손을 뻗어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관계자는 "상세 발행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광주신세계가 단기자금인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본사와 자금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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