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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DB손해보험

PF 리스크에 부동산 대출 익스포저 줄이기

②NPL비율 치솟아…항공기·선박 등 유형자산 편입, 대체투자 영향

원충희 기자  2023-11-06 14:12:36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DB손해보험의 투자자산 가운데 채권(28.8%) 다음으로 많은 게 대출(24.1%)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 잔액이 작년 말 기준 3조6000억원으로 대출채권의 27.1%를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PF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대출자산의 안정성 문제가 생겼다.

실제로 작년과 올해 들어 부실채권(NPL) 비중이 치솟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개인이든 기업이든 부동산 대출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을 줄이는 추세다.

◇기업형 부동산 대출 절반 이상 감축

DB손보의 자산운용 3대 축은 채권, 펀드(수익증권), 대출이다. 올 6월 말 기준 운용자산(41조5390억원) 중 각각 28.8%, 21.4%, 24.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투자수익 규모로도 펀드(2428억원) 다음 가는 2096억원에 이른다.

*DB손해보험 2023년 2분기 IR

지난해 말 DB손보 운용자산 가운데 안전자산 비중이 27.4%로 피어그룹 평균(37.4%)을 여전히 크게 하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PF대출 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자산의 27.1%에 달했다.

급격한 시장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경직되는 가운데 지난해 불거진 레고랜드 사태 등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DB손보의 대출자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0.1~0.4% 수준으로 거의 제로 수준에 가깝게 관리됐던 NPL비율이 치솟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1.4%까지 올랐다.

금융사는 부실채권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DB손보의 경우 NPL이 급증하면서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인 NPL커버리지비율이 작년 말 1499.2%에서 91.3%로 급격히 떨어졌다. PF 등은 건당 금액이 크기 때문에 한 두건만 부실이 생겨도 건전성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이에 DB손보는 부동산 대출 관련 익스포저를 줄이는 데 여념이 없다. 대출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기업과 개인이 각각 8대 2 정도의 비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기업대출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은 1조5000억원, 비중은 14.5%였으나 올 6월 말에는 6230억원(6.8%)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같은 기간 개인대출에서도 부동산 관련 여신은 1조450억원(10.1%)에서 7780억원(8.5%)으로 감소했다.

*DB손해보험 대출자산 건전성

◇항공기·선박 자산, 감가상각 영향으로 가치 마모

DB손보의 투자부동산 내역을 보면 특이하게 항공기와 선박도 자산의 일부로 정리돼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취득가액 1666억원의 선박과 2100억원의 항공기다. 다만 이는 연결재무제표에 표기돼 있고 별도재무제표에는 없는 내역이다. 즉 자회사의 소유물이란 뜻이다.

손보사가 항공기, 선박을 보유한 것은 특별한 사업의도가 없다면 대부분 투자 목적의 자산이다. DB손보 산하에는 수십 개의 사모특별자산 펀드가 있다. 특별자산펀드는 펀드 자금의 50% 이상을 선박, 지하철, 유전, 광산, 대출채권, 지식재산권, 예술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DB손보는 일찌감치 해외 대체투자에 적극적이었는데 주로 부동산, 인프라(SOC), 항공기, 선박 등 다채로운 분야도 돈을 태웠다. 유형자산인 만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마모됐다. 올 상반기에 항공기 감가상각 누계액은 1314억원으로 취득가액 중 786억원만 현가로 인식됐다. 선박 역시 620억원 감가상각이 이뤄져 장부가는 1046억원으로 취득가액보다 적다.

대체투자 기초자산 분산도는 높은 편이긴 하나 불투명성 위험, 유동성 위험, 신용집중 위험 등의 리스크에 노출돼 있으며 해외자산 투자의 경우 환율변동에 따라 환헷지 비용도 확대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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