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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현대해상

김승호 부사장 진급 1년…채권 줄고 기업대출 확대

②국공채·외화채 20%씩 감소, 투자이익률 2.65%→3.28% 제고

원충희 기자  2023-10-20 11:30:22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월 임원인사를 통해 김승호 자산운용부문장(CIO)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3부사장 체제를 구축했다. 그때 설정한 투자전략은 기업대출 및 대출형 대체투자 비중 확장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와 기업대출 등 고수익 대출채권을 위주로 수익률 제고에 힘쓰겠다는 포부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현재, 현대해상의 외형은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으로 줄어든 가운데 외화채가 감소하고 대출자산 내에서 기업대출은 56.8%에 이를 정도로 확실히 늘었다. 2% 중반대에 머물던 운용수익률 역시 3%대로 올랐다.

◇안전자산 줄이고 리스크·수익성 위주로 선회

보험사는 고객에게서 받은 보험료 대부분은 운용하며 수익창출에 활용한다.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한 예정이자를 제외하고는 운용수익의 나머지는 보험사 몫이기 때문이다. 별도기준 총자산 42조원 가운데 40조원이 운용자산일 만큼 자산운용률이 상당히 높다.

올 6월 말 현대해상의 운용자산 규모는 전년 말(43조원)대비 감소했다. 자산 자체가 줄었다기보다 IFRS17 적용으로 회계기준이 바뀐 탓이다. 이는 여느 손해보험사들도 마찬가지라 업계 전반적인 변화다. 현대해상 개별사 투자자산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있는데 채권이 13조5170억원으로 전년 말(15조1838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주요인은 국공채 감소다. 8조2149억원에서 6조5599억원으로 20% 줄였다. 같은 기간 회사채가 2조246억원에서 2조2582억원으로 11.5% 늘었지만 국공채 감소폭을 커버하진 못했다. 외화증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외화채 보유규모가 6조5498억원에서 5조2347억원으로 20.1% 감소했다.


국공채는 안정성이 높은 자산이지만 그만큼 수익성은 낮다. 작년부터 계속 금리가 오르고 있는 만큼 기존 채권을 정리하고 신규채권을 편입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국공채보다 회사채가 리스크가 있을지언정 수익성을 국공채보다 낫기 때문에 채권 포트폴리오를 회사채 위주로 조정했다.

대출자산 포트폴리오도 변화가 있었다. 대출채권 규모는 10조1648억원으로 전년 말(10조4613억원)보다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기업대출 비중은 56.8%로 전년 동기(43.8%)와 비교시 대폭 늘었다. 개인대출이 줄고 기업대출이 늘어난 셈이다.

◇김승호 CIO 부사장 진급 후 변화, 이윤선 CFO가 후선 관리감독

이는 지난해 투자전략 방향과 궤를 같이 한다. 현대해상의 작년 자산운용의 기본 방향은 기업대출 및 대출형 대체투자 비중 확장에 따른 수익률 제고다. 덕분에 올 6월 말 현대해상의 누계 투자이익률은 3.28%를 기록했다. 1분기 말(3.74%)보다 떨어졌지만 전년 동기(2.65%)보다 훨씬 오른 수치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초 인사에서 자산운용 임원을 포함해 부사장 3인 체제로 조직을 개편하며 투자부문에 힘을 실었다. 김승호 CIO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이윤선 기획관리부문장(수석부사장), 한재원 기업보험부문장과 함께 3부사장 체제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 수석부사장이며 그의 산하에 기획·홍보와 리스크관리, IT업무까지 모두 담당한다. 위험관리책임자(CRO),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등이 모두 CFO 산하에 편제돼 있다. 투자운용 일선에서 움직이는 CIO를 투자예산 배정과 리스크관리를 CFO가 견제하는 구도다.

김 부사장은 현대해상의 대체투자를 주도한 인사로 꼽힌다. 그의 승진은 지난해 크게 떨어진 투자이익률(3.43%→2.93%)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대출과 대체투자에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김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나와 1989년 장기신용은행(현 국민은행) 입행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발을 들인 뒤 국민은행에서 팀장까지 재직하다 대체투자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5년 KB자산운용으로 옮겨 AI본부장, PE본부장, 기업투자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2015년 하반기 현대해상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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