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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하이브 vs 카카오엔터

조단위 넘는 매출, 수익성은 정반대

③양사 모두 2021년 기점으로 1조 돌파, 카카오는 아직 적자상태

원충희 기자  2023-10-26 15:40:1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하이브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 가운데 연간 조 단위 매출을 내고 있는 양대 기업이다. 다만 수익성은 정반대 상황이다. 20%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을 내고 있는 하이브와 달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아직 적자다.

두 회사는 엔터테인먼트임에도 완연히 다른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빅히트 등 레이블 사업을 위주로 게임, 대체불가토큰(NFT) 등으로 확장하는 하이브와 달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수많은 레이블을 거느렸음에도 수익은 뮤직과 웹툰 등의 콘텐츠에서 나온다.

◇카카오엔터, 합병 후 수익성 저하 추세

국내에서 엔터테인먼트 매출이 조 단위를 넘는 곳은 거의 없다. 하이브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1년 말 매출 1조원을 넘으며 천장을 깨기 전까진 말이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그 해 3월 카카오페이지(스토리콘텐츠)와 카카오M(음악)의 합병으로 설립되면서 매출 1조원을 넘었다. 엄밀히 엔터테인먼트 사업 하나로 매출 1조원을 웃돈 곳은 하이브가 거의 유일하다.

하이브의 경우 지난 6월 말에도 매출 1조316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올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2조원 돌파도 노려볼 수 있다. 카카오의 경우 2분기 콘텐츠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호조의 실적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브 매출 및 수익성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 양사는 엇갈린다. 하이브는 작년 말 기준 EBITDA가 3557억원, 올 6월 말 기준으로 1942억원이다. 매출액 대비 EBITDA 비중인 EBITDA 마진율은 각각 20%, 18.8%다. 10개를 팔면 2개분의 이익이 남는다는 뜻이다. EBITDA 마진율은 SM(17~18%), YG(14~20%)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손실 상태다. EBITDA는 1146억원, 마진율은 6.1%다. 앞서 2020년 때는 EBITDA 마진율이 16% 수준이었으나 2021년 9.4%, 지난해 6%대로 떨어졌다. 2021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 후 멜론컴퍼니를 흡수 합병한 점을 비춰보면 합병에 따른 비용과 수익구조 훼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레버리지 지표에서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에 열위한 편이다. 작년 말 부채비율 113.4%, 차입금의존도 34.6%로 하이브(66.3%, 22.9%)보다 높다. 다만 올 초 1조2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자본을 유치하면서 연말 레버리지 지표를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이브, 레이블 위주…카카오, 콘텐츠 매출 중심

하이브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업구초 측면에서도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이브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BTS 소속)로 시작해 플레디스(세븐틴 소속), 쏘스뮤직(르세라핌 소속사), 어도어(뉴진스 소속사) 등 여러 레이블 위주로 움직인다. 방대한 조직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활동시키는 '멀티레이블' 전략을 구사한다.

아티스트 중심의 레이블 사업이 핵심이다. 단연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곳은 빅히트다. 올 6월 말 2801억원이 여기서 나왔다. 위버스 같은 플랫폼 사업도 1625억원 정도를 내고 있지만 레이블 부문에서 나온 매출이 압도적이다. 전형적인 연예기획사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레버리지 지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산하에 BH(이병헌 소속사), 매니지먼트 숲(공유), 킹콩 by 스타쉽(아이브), 이담(아이유) 등의 레이블을 두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SM C&C(강호동), 키이스트 등이 편입됐다. 다만 주요 매출원은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콘텐츠와 멜론을 비롯한 뮤직 부문이다.

그런 점에서 올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는 변화의 시발점이 될 공산이 크다. 작년 말 8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내며 하이브에 이어 2위권을 유지하는 대형 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휘하에 들어갔다. 아티스트 수도 훨씬 늘고 수익성이 좋지 못했던 레이블 부문의 실적 제고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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