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포스코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바뀐 뒤 포스코플로우(옛 포스코터미날)는 여러 측면에서 변화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2조원을 넘어서며 그룹에서 손꼽히는 성장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 임직원 수는 198명으로 1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에스엔엔씨(페로니켈 제조사)에 편중됐던 그룹향 매출처도 다양해졌다. 그만큼 계열사들과 의사소통의 중요성도 커졌다. 재무구조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2021년 말 2462억원이던 자산은 2022년 말 47445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산 증가는 대폭 늘어난 선수수익 때문이다. 2021년 말 3억7543원이었던 선수수익은 2022년 말 939억원으로 약 250배 커졌다. 자산을 구성하는 부채와 자본 항목 가운데 1년 사이에 이보다 증가율이 큰 항목은 없다.
선수수익은 부채이지만 '착한' 부채로 분류된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고객사들이 포스코플로우에 미리 납입한 용역 등과 관련한 대금이다. 추후에 포스코플로우가 약속대로 해당 대금에 맞는 용역만 제공하면 해당 부채는 자본으로 바뀐다.
고객사들이 미리 대금을 납입했기 때문에 포스코플로우 입장에서는 선수수익의 증가는 곧 현금 유입의 증가를 의미한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선수수익 증가로 935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2021년에는 선수수익 증가로 3억원이 넘는 현금이 유입됐을 뿐이다.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1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이 용역 제공 이전에 유입되기 때문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금 관리에 전보다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해당 자금에 맞는 용역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안전성만을 좇기에는 선수수익 규모가 클 뿐 아니라 현재 시장금리가 높은 편이다. 시장금리로 인식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8월 월평균 3.73%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채 투자만 해도 1년에 수십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
현재 포스코플로우에서 CFO 역할을 하는 임원은 정연수 경영문화실장이다. 정 실장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1년 3월 포스코홀딩스 글로벌인프라사업관리실에서 근무하다 이동했다. 당시 직책명은 경영기획실장이었으나 최근 경영문화실장으로 바뀌었다. 책임과 역할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과 포스코플로우는 일단은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말 140억원이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 667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약 4억원에서 12억원으로 3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