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의 물류를 담당하는 포스코플로우가 첫 CP(기업어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차입을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12일, 한국신용평가는 6월29일 포스코플로우 CP 본평가 보고서를 통해 A2+ 등급을 부여했다. 추가로 한기평은 기업신용등급과 전망으로 A+ 안정적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플로우가 투자등급에 해당하는 A+의 기업신용등급을 확보한 만큼 회사채로 조달 수단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포스코플로우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회사채발행도 계획하고 있다"면서도 "CP 신용등급을 받긴 했지만 세부적으로 발행 규모나 시기 등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플로우는 2003년 1월23일 해상물류유통업(환적, 보관 및 기타 부가서비스) 및 창고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됐다. 2022년 1월 포스코 그룹의 물류기능 통합 목적으로 포스코홀딩스로부터 물류사업을 영업양수하면서 포스코그룹 내 물류를 전담하게 됐다. 기존에는 발전소, 시멘트사 등을 대상으로 원료의 하역, 보관 가공 및 물류 주선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CTS(대량화물 유통기지) 부문이 주력사업이었다. 물류사업 양수의 영향으로 2021년 1458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2조4618억원으로 치솟았다.
앞서 포스코플로우가 CP나 회사채를 발행한 사례는 없다. 포스코플로우는 3월 공시된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당기말 현재 당사의 차입금은 없다'고 설명하는 등 리스부채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무차입 경영전략이 바뀐 데는 포스코의 물류사업을 전담하게 된 뒤 적극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그룹 물류 전담 후 외형 확장, 추가 투자 나서
포스코플로우는 포스코 그룹의 물류통합과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철강재 등 포스코그룹 물류 최적화, 중단기적 관점에서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인프라와 물류 솔루션 제공, 장기적 관점에서 수소 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운송 물류망 전략 수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는 물류역량 강화를 위해 광양제철소와 인접한 전남 광양시 태금역 철도부지에 철송기지를 짓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85만 톤이던 철도 수송물량을 2029년에 약 200만 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포스코플로우는 사업회사별로 조달과 판매특성을 고려한 물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도착항구에는 권역별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의 수출을 위해 다각적 해외 물류망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슬로베니아와 벨기에에 물류 법인을 설립했다. 포스코플로우는 이를 시작으로 일본,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 등에 순차적으로 물류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차입 증가해도 재무안정성 유지 전망
신평사 역시 포스코플로우가 투자를 위해 차입을 늘리더라도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바라본다. 안정적 그룹 물량, 이를 바탕으로 한 현금흐름과 이익창출력, 유사시 그룹의 지원가능성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한국기업평가는 "계획된 물류 인프라 투자부담으로 인해 외부 차입이 증가할 여지가 있으나, 양호한 영업현금흐름 감안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계열사 물류 통합 범위 확장과 비계열사 고객 유치, 물류 효율성 개선 등을 통해 수익률도 높아질 전망"이라며 "영업 현금흐름으로 투자 자금 소요에 대응하면서 순차입금/EBITDA는 1배를 하회하고 차입 금의존도는 10% 내외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계열 내 물류 통합시스템 개발과 태금역 철송 집하장 구축(취득가액 약 320억원, 2024년 4월 말 취득 예정) 등 인프라 투자, 해외물류거점 확보 등을 계획하고 있어 차입부담 증가가 예상된다"며 "그룹사 물류기능 통합 이후 영업효율성 제고 등을 토대로 재무부담 상승을 일정수준 내로 통제하는지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설명헀다.
다만 포스코플로우가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금흐름과 차입금 사이 균형을 잘 맞춰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평은 그룹 고정 거래 감소, 지원 가능성 약화와 함께 순차입금/EBITDA 수치 2 초과, 차입금의존도 30 초과시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EITDA 300억원 미만, 순차입금/EBITDA 4 초과를 하향 검토 기준으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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