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8억원에서 2조4617억원으로. 지난해 포스코플로우의 매출액 변화다. 전년 대비 약 1588% 증가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출자한 법인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성장세다. 양극재와 음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시장 안팎에서 각광받는 포스코퓨처엠의 같은 기간 매출액 성장률보다 약 25배 크다.
포스코플로우는 최근 두 가지 큰 변화를 겪었다. 2021년 12월 포스코홀딩스와 미쓰이물산(일본 종합상사)의 51대 49 합작 형태에서 포스코홀딩스 완전 물류 자회사로 바뀌었다. 포스코홀딩스가 약 768억원을 투입해 미쓰이물산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이듬해엔 설립 때부터 사용한 포스코터미날이라는 사명을 지금의 포스코플로우로 변경했다.
단순히 이름만 바뀌지 않았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내 흩어져 있던 물류 기능을 포스코플로우에 한 데 모았다. 대표적으로 전에는 포스코홀딩스를 포함해 그룹 내 계열사가 국내외에서 원자재와 상품, 제품 등 물류 운송을 위해 해운사와 직접 계약했다. 이러한 업무를 포스코플로우에 이관했다.
그러면서 포스코플로우 매출 구조는 크게 변화했다. 포스코홀딩스와 미쓰이물산의 합작 마지막해였던 2021년에는 에스엔엔씨와 포스코가 핵심 매출처였다. 2022년에는 에스엔엔씨, 포스코와 거래하는 규모가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베트남 등으로 매출처가 늘었다.
그룹향 매출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2021년 매출 1458억원 가운데 그룹향 매출은 362억원으로 비중은 25%였다. 2022년에는 매출 2조4617억원 가운데 그룹향 매출이 2조3502억원으로 비중이 95%로 급등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2021년 5.3%에서 2022년 0.8%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도 4.0%에서 0.7%로 하락했다.
수익성 악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추정된다. 하나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그룹 계열사들에 다소 유리한 조건으로 운송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포스코플로우가 그룹 계열사들의 물류비 부담을 떠안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의구심과 별개로 포스코플로우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그룹은 리튬과 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 확보를 위해 아르헨티나와 호주 등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해외에서 확보한 원료를 국내에서 가공할 계획이다. 관련 사업을 키울수록 전 세계에 있는 사업장을 잇는 포스코플로우에 더 많은 일감이 몰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 그룹 계열사 가운데 포스코플로우와 물류 서비스 계약을 맺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포스코플로우가 공시한 '특수관계자 거래내역'에는 포스코퓨처엠의 이름이 없다. 포스코퓨처엠도 이차전지 소재 생산과 공급을 위해 국내외에서 큰 물류 수요가 있는 만큼 포스코플로우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부당지원행위 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공정거래법 23조에 따르면 사업자가 부당하게 계열사 등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이 되도록 자금이나 자산 등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는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한다. 포스코플로우도,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도 유의해야 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