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3월 철강사업 부문(포스코)을 물적분할하면서 투자지분도 정리했다. 철강사업과 관련성이 큰 법인들의 지분은 포스코가, 리튬을 비롯한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하는 법인들의 지분은 포스코홀딩스가 가져갔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목적이 신소재 사업 집중에 있는 만큼 필요한 작업이었다.
◇최근 1년간 포스코에 투자 지분 매도로 '2.3조 확보' 정리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달 포스코홀딩스는 PT. Krakatau POSCO 외 3개 법인 지분을 포스코에 매각했다. PT. Krakatau POSCO는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제철소다. 포스코홀딩스는 매각 이유에 대해 "철강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포스코홀딩스는 총 1조1319억원의 자금을 회수하는 이익을 봤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포스코홀딩스의 참신한 조달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많은 기업이 물적분할을 할 때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지분을 정리한다. 하지만 물적분할시 한꺼번에 하지, 포스코홀딩스처럼 분할 이후 지속해서 투자지분을 신설 자회사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앞서 3월에도 포스코야마토비나스틸합작법인을 포함한 58개사 지분을 포스코에 매각했다고 알렸다. 실제 매각은 지난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됐고 포스코홀딩스는 총 1조1426억원을 획득했다. 이달 4개 법인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까지 합하면 총 2조2745억원을 후속 투자지분 정리로 확보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이차전지 소재 사업 강화를 위해 최근 2년간 연평균 1조원이 넘는 지분투자한 점을 고려하면 투자지분 매각으로 2년치 투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수익원이 포스코를 비롯한 자회사들이 지급하는 배당금으로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지분 매각은 포스코홀딩스의 효과적인 자금 조달 전략이다.
◇자동차 강판 생산하는 하강포항, 장부가는 2352억 이런 가운데 2021년 12월 1090억원을 최초 출자해 중국에 설립한 '하강포항기차판유한공사(하강포항)'도 포스코에 매각할지 주목된다. 하강포항은 자동차용 도금 강판을 생산하기 위해 중국의 국영 철강업체인 하강집단유한공사와 5대5로 합작해 만든 법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262억원을 추가 출자했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사업목적에서 알 수 있듯이 하강포항은 포스코홀딩스보다 포스코와 관련성이 크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자동차 강판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다. 연간 약 820만톤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해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에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선 전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가 포스코 강판을 사용하는 것으로 본다.
하강포항에 냉연 코일(Full Hard)을 공급하는 곳도 포스코다. 냉연 코일은 자동차 강판 소재로 포스코와 하강집단이 5대 5로 절반씩 공급한다. 또한 자동차 강판은 리튬과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고체 전해질 등 최근 포스코홀딩스의 투자방향과 다소 맞지 않는다.
향후 하강포항이 생산량 확대를 위해 추가 출자를 필요로 할 경우 영업활동으로만 5조원에 가까운(2022년 기준)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보다 여유가 있다. 하강포항은 지난해 1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말 예정대로 연산 90만톤 규모의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하강포항 지분 50%의 장부가치는 2352억원이다. 지금까지 출자한 금액에서 가치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