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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SK네트웍스

사업구조 변곡점 '동양매직·AJ렌터카' 인수

②연간 매출 비중 30% 육박, 대규모 사업재편 '모빌리티·가전렌탈' 강화

박규석 기자  2023-09-14 08:00:55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SK네트웍스는 사업구조 변화가 유연한 기업이다. 직물사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사업형 투자사로 바뀌고 있다. 창립 이후 지속된 기업 인수·합병(M&A) 등은 사업재편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특히 2016년부터 본격화된 '렌탈·모빌리티' 체제 전환은 SK네트웍스의 사업구조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힌다. 대규모 사업재편을 위한 한계 사업 정리와 기업 인수가 동시에 추진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패션사업부문과 LPG충전사업, 에너지마케팅 도매사업 등이 매각됐다. 반면 체제 전환의 일환으로 동양매직(현 SK매직)과 AJ렌터카(현 SK렌터카)는 새롭게 품었다.


◇가전렌탈 진출 신호탄 '동양매직' 인수

SK네트웍스의 가전렌탈 사업은 지난 2016년 11월 동양매직을 인수하며 시작됐다. 당시 SK네트웍스는 동양매직의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6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듬해 사명을 현재와 같은 SK매직으로 변경하며 가전렌탈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SK매직은 M&A 시장에서 관심도가 높았던 매물 중 하나였다. 가전렌탈 시장에서 상위권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직수형 정수기의 경우 2015년 이후 4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도 했다. SK매직에 관심을 보였던 곳은 CJ와 현대백화점그룹, 유니드, AJ네트웍스 등이었다.


SK네트웍스가 관련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정성평가'에서 갈렸다는 게 IB업계 평가다.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 중 SK네트웍스가 유일하게 전 직원 고용승계를 약속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비가격 요소인 인수 후 시너지와 사업계획, 자금동원력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업 시너지 등의 경우 인수 1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2017년 말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4692억원 대비 16.8% 증가한 547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17억원과 16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모두 창사 이례 최대 실적이었다.

2018년부터는 해외사업에 역량을 모았다. 일본 가전기업 카도(cado)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카도 쿠오라(cado cuaura)'를 설립했다. 현지 미용 가전시장 진출이 목표였으며 지분은 SK매직이 49%로 카도가 51%였다. 같은 해 12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현지법인 'SK Networks Retails Malaysia)'를 설립하기도 했다.

국내외 사업 확장 등에 힘입어 SK매직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2년 연속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이러한 경영실적 등을 토대로 2021년 6월에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안정적)의 신용등급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은 1조273억원 규모로 이는 SK네트웍스 전체 매출의 약 11% 수준이다. 매출 비중의 경우 SK매직은 연간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AJ렌터카 인수와 통합 'SK렌터카 출범'

가전렌탈과 달리 렌터카 사업은 일찍이 시장에 진출한 상태였다. 지난 2009년 SK에너지의 법인차량 장기렌터카 사업을 인수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차량 할부 구입과 리스의 장점을 결합한 개인 장기렌터카 서비스(베네카)와 전기차 단기렌탈, LPG 차량 장기렌탈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에 변화가 생긴 시기는 2017년 말이다. 이 시기에 AJ그룹은 현대자동차와 AJ렌터카 매각을 협상 중이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결렬됐다. 이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은 문덕영 AJ그룹 회장과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8년 9월 SK네트웍스는 AJ렌터카 지분 42.24% 확보하게 됐다. 최종적으로는 2019년 1월 지분 취득을 완료하며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AJ렌터카를 품은 SK네트웍스는 1년간의 PMI(post-merger integration) 과정을 거쳐 기존 렌터카사업부문과의 통합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2020년 1월 통합 SK렌터카가 출범하게 됐다. SK렌터카는 통합 출범 후 2년 만에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SK렌터카의 성장 등에 힘입어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 매출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2019년 말 기준 렌터카 부분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였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6.7%까지 증가했다.

그 결과 렌터카 등을 포함한 모빌리티 부문(스피드메이트+렌터카)의 이익창출력은 눈에 띄게 강화됐다. 2018년 말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30억원 규모였지만 이듬해 1249억원까지 늘었다. 이후 1200억원~1300억원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57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SK네트웍스의 사업 부문 중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부문은 모빌리티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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