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수익성 제고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 계열사 편입 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들어 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 키트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2023년이 약 4개월 남은 상황에서 이마트24는 연간 흑자를 유지하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강점인 특화매장을 중심으로 상품과 마케팅, 디지털 혁신, 온오프라인 시너지 등이 핵심이다. 특히 올해 주요 목표 중 하나였던 디지털 혁신의 경우 김장욱 대표이사의 주특기 분야다. 이마트24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점포 차별화 등에 힘쓰고 있는 만큼 관련 전략에 따른 수익성 제고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진단키트 판매 줄자 '순손실 63억' 이마트24는 2023년 1분기 이후 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자 규모는 지난 6월 말 반기 기준으로 63억원이다. 전년 동기 순이익이 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자 폭은 큰 상황이다. 같은 기간 39억원 규모였던 영업이익 또한 약 5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 등이 급격하게 변화한 이유는 '코로나19 진단 키트'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식품의약안전처는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되자 진단 키트의 판매처를 편의점으로까지 확대했다. 진단키트의 경우 의료기기판매업 신고가 필요한 품목이지만 이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는 얘기다. 판매 허용 기간은 2월부터 4월까지였다.
진단 키트 판매에 관한 한시적 면제는 같은 해 7월에 부활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 기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구매 편의성 등을 높여 방역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 2022년 5월과 6월 매주 11만∼12만 명대를 유지됐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월부터 급증했다. 첫째 주 약 15만명을 시작으로 둘째 주와 셋째 주에는 각각 18만명과 25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국 차원의 진단 키트 판매 정책은 이마트24의 수익성에 직결됐다. 전 매장에서 판매가 가능했던 2022년의 경우 연간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관련 수익이 줄면서 다시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마트24 역시 올해 순손실 등의 주요 원인으로 진단 키트 판매량 감소를 꼽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진단 키트를 모든 점포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있었지만 올해는 의료기기판매를 신고한 매장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다"며 "상반기까지의 실적은 진단 키트 판매 등의 기저효과 영향이 크며 실제로는 예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 중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실적을 예외로 볼 경우 이마트24는 적자 폭을 줄이는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반기 기준 순손익이 66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약하게나마 적자 폭을 줄였기 때문이다. 매출 증가세를 유지한 부분 또한 고무적인 상황이다. 올해 반기 기준 매출은 1조 75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1조 202억원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IT 전문가 김장욱 대표, 디지털 혁신 정조준 이마트24는 남은 하반기 동안에 수익성 제고를 위해 점포 개발과 상품 다변화, 마케팅 강화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록한 연간 흑자를 이어가는 데 힘쓸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디지털 혁신을 강조한 만큼 관련 부문의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디지털 혁신은 유통업계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인 동시에 김 대표가 자신의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마트24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는 3년 전 그가 회사의 대표로 선임되던 시점부터 거론된 향후 사업 전략 중 하나다. 김 대표가 오랫동안 IT 부문에서 활동한 만큼 이마트24에 관련 부문의 기술을 접목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였다.
다만 디지털 혁신 등이 공식적으로 강조된 시기는 올해 초 부터다.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가 대표에 오른 후 약 2년 에 절쳐 관련 사업을 위한 내부적인 준비 기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 대표는 신세계그룹 내에서 IT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1966년생으로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미국의 UC버클리 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2007년 SK텔레콤으로 옮긴 이후 SK플래닛을 거쳐 2013년 신세계그룹으로 영입됐다. 2014년 신세계I&C 대표로 내정됐으며 지난 2020년부터 이마트24의 수장을 맡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인연을 맺은 후 김 대표는 그룹 내 유통사와 연계된 유통·IT컨텐츠 개발 등을 책임졌다. 기존 신세계포인트 고객들을 쓱페이 고객으로 흡수해 외연 확장과 수익모델 다각화를 추진하는 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문성을 살려 김 대표는 현재 이마트24에 모바일, 3D, 빅데이터 등 ICT기술을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경영주에게는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본사 임직원에게는 디지털 기술을 토대로 보다 스마트한 업무환경을 구축해 성과를 높이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