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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이마트24, 줄지 않는 부채 '외형 확장'의 딜레마

②시장성 조달로 '투자·운영' 자금 활용, 부채비율 1000% 육박...고금리 차환 부담

박규석 기자  2023-09-01 09:06:26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마트24는 이마트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지속적인 외형 확장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점포 개발과 리뉴얼, 물류센터 효율화 등이 추진되고 있다. 그 결과 작년에는 연간 매출에서 창립 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2013년 이후 지속된 외형 확장을 통해 수익성 개선은 이룰 수 있었지만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잔존한다. 점포 개발과 회사 운영 자금, 경상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 조달에 의존해 부채 관리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채 발행해 '점포·물류' 확장

이마트24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주로 외부에서 조달했다. 은행권을 통한 장단기 차입금과 사모사채 발행이 주를 이뤘다. 2013년 12월 이마트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2021년 말까지 적자가 지속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이뤄진 투자활동은 사실상 차입을 통해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은행을 통해서는 단기차입이 많았으며 명목은 일반대출과 한도대출이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SC은행과 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등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은 총 1265억원 규모다. 금리는 2% 중후반이 많았으며 최소 2.09%에서 최대 3.05%로 자금을 빌렸다.

사모채의 경우 2018년 10월에 창립 후 처음으로 시장성 조달을 단행해 현재까지 차환 등이 이뤄지고 있다. 첫 발행 시 이마트24는 100억원 규모 자금을 사모채를 통해 조달했다. 자금 사용의 목적은 점포 확장 등 운영자금을 위한 재원이었다. 당시 사모채는 별도의 본평가를 거치지 않고 발행된 게 특징이다.


이후 이마트24는 사모채를 통한 자금 조달을 지속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총 1500억원 규모의 사모채가 발행됐다. 이중 지난 7월까지 만기였던 450억원 규모의 사모채는 차환이 이뤄진 상태다. 1월 28일과 7월 20일 만기였던 회사채는 1년 만기로 차환했고 3월 30일 회사채는 2년 만기로 진행됐다. 오는 10월 12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100억원 규모의 사채도 차환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금이 부족한 이마트24 입장에서는 사모채의 상환보다는 차환이 유리할 수 있다. 2022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억원에 불과하다.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가 이마트라는 부분 역시 이마트24의 회사채 발행과 차환 등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고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 비용은 이마트24가 감내해야 한다. 현재 회사채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인 기업들도 금리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마트24 역시 관련 기조는 피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24는 지난해 사모채를 차환하면서 이전 대비 높은 이자율을 부여받았다. 2021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이마트24의 사모채 이자율은 3.8%~4.15% 사이였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는 이자율이 3.8%~6.5%로 상승했다. 최고 이율만 비교하면 2.35%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사모채 등으로 조달된 자금은 주로 신규투자와 같은 운영자금에 사용됐다. 실제 이마트24는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이 발생하고 있다. 관련 자금의 세부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규 점포 개발과 리뉴얼, 물류센터 확충 등에 사용하고 있다.

물류센터의 경우 내부 시스템 개선과 효율화 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24의 경우 수도권(양지, 평택, 남양주 등)과 충청권(세종), 영남(부산, 양산, 칠곡), 호남(장성) 등의 물류센터를 통해 전국 단위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점포 수가 늘면서 공급해야하는 상품 수 등도 증가한 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경상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 지원 불구 치솟는 부채비율

지속된 적자와 회사채 발행 등은 이마트24의 재무건전성 제고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부채가 늘어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기반의 현금 창출 등이 뒷받침돼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영향이 컸다.

부채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시기는 지난 2017년부터다. 당시 이마트24는 리브랜딩 전략 등을 통해 신규 점포 개발과 기존 매장의 리뉴얼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관련 비용의 대부분은 외부에서 끌어온 만큼 부채는 늘 수밖에 없었다.

이마트24의 부채총계는 2017년 1543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2019년 말에는 3700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2022년 말 기준으로는 전년 4776억원 대비 21% 늘어난 576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본총계 대비 과도한 부채는 부채비율의 증가로 이어졌다. 2016년에는 부채비율이 10000%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발행초과금의 유입 등으로 2017년 말에는 718%까지 하락했다. 당시 유증에 이마트가 참여한 만큼 사실상 모회사의 자금으로 자회사의 부채비율을 낮춘 셈이었다.

이듬해에도 유증 등이 단행됐고 이마트24의 부채비율은 200%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적자 기조가 유지되면서 이익잉여금을 쌓지 못했고 자본총계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부채는 계속 늘었기 때문에 부채비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이마트24의 부채비율은 2019년 말에 648%까지 상승했고 2021년에는 1021%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997%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모채 등을 활용한 선제적 유동 자금 확보로 가맹점 투자 등에 활용하고 있다"며 "부채관리 차원에서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을 늘리며 잉여자금 발생 시 즉시 상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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