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사 최고재무책임자(CFO)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한 이는 누구일까. THE CFO가 1500개가 넘는 코스닥 상장사에서 CFO 역할을 하는 임원들의 상반기 보수를 조사한 결과, 의료기기 제조사인 제이시스메디칼의 김태환 경영지원본부장(상무)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 43억6700만원을 수령했다.
김 상무가 급여와 상여금 때문에 많은 보수를 수령한 건 아니다. 보수는 급여와 상여금,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 퇴직금 등의 총합이다. 김 상무는 급여로 9400만원, 상여로 3000만원, 스톡옵션 행사이익으로 42억4300만원을 받았다. 보수의 95% 이상이 스톡옵션 행사이익이다.
김 상무의 뒤를 이어 많은 보수를 받은 CFO는 에스티큐브의 박준용 부사장, JYP엔터테인먼트의 변상봉 부사장이다. 박 부사장은 10억7400만원, 변 부사장은 7억1702만원을 수령했다.
◇스톡옵션 행사해 자사주 약 54만주 취득 1979년생으로 홍익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상무는 2018년 3월 제이시스메디칼에 경영지원본부장으로 합류했다. 대학 졸업 직후 삼성전자 경영지원팀에 입사해 약 5년간 근무했다. 이후 패스트퓨처브랜즈와 팀트레이딩 등에서 영업과 경영관리 업무를 맡았다. 제이시스메디칼 입사 이후 약 3년이 지난 2021년 2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 상무가 최초로 스톡옵션을 받은 때는 2020년 3월이다. 당시 32만7255주를 받았다. 사내이사에 선임됐을 무렵인 2021년 2월에는 21만8170주를 추가로 받았다. 이때 제이시스메디칼은 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김 상무가 받은 스톡옵션의 행사 기간은 각각 2023년부터 2030년까지, 2023년부터 2031년까지였다.
올해부터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되자 김 상무는 매수 가능한 주식 전량인 54만5395주를 모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스톡옵션을 받았을 때 약정한 가격대로 32만7255주는 주당 662원에, 나머지 21만8170주는 주당 2000원에 매입했다. 회사는 신주를 발행해 김 본부장에게 지급했다.
김 상무의 스톡옵션 행사이익이 42억4300만원이라는 건, 그가 스톡옵션을 행사해 회사 주식 54만5395주를 매입했을 때의 약정가와 시장가격의 차이가 42억4300만만원이라는 뜻이다. 바꿔 말해 시장가격보다 42억4300만원 저렴하게 54만5395주를 매입했다는 의미다.
◇자사주 일부 매각해 '21억' 차익 실현 지난 5월 김 상무는 보유 주식 가운데 26만주를 장내 매도해 21억7040만원을 현금화했다. 세 차례 나눠 매각했는데 주당 처분단가는 8300원 안팎이었다. 그가 스톡옵션 행사로 주당 622원과 2000원에 나눠 주식을 취득한 점을 고려하면 최소 4배 이상의 이익을 실제로 거둔 셈이다.
스톡옵션 전량 행사 후 지분 일부를 매각했지만 김 상무는 제이시스메디칼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지난 7월 주당 9724원에 1만주를 매입했다. 사실 김 상무는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이후에 개인적으로 9000주를 매입한 적 있다. 일반적으로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준다.
지난달 1만주 매입으로 김 상무의 보유 자사주는 29만4425주에서 30만4425주로 늘었다. 현재 제이시스메디칼 주가가 1만3000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약 40억원에 달하는 가치다. 그는 회사 전체 임원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자사주를 들고 있다.
◇김 상무 이어 많은 보수 받는 CFO는? 김 상무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수령한 코스닥 상장사 CFO는 에스티큐브의 박준용 부사장이다. 박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에 10억7400만원을 수령했다. 김 상무와 마찬가지로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대규모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에스티큐브는 항암면역치료제와 면역관문억제제 등 바이오 신약개발 업체다.
세 번째로 많은 보수를 수령한 코스닥 상장사 CFO는 JYP엔터테인먼트의 변상봉 부사장이다. 변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에 7억1702만원을 수령했다. 김 상무, 박 부사장과 차이가 있다면 변 부사장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으로 많은 보수를 수령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급여로 1억1702만원, 상여로 6억원을 받았다.
일회성 보수인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제외하고 급여와 상여로만 보면 변 부사장이 코스닥 상장사 보수 1위 CFO인 셈이다. JYP엔터는 변 부사장에 상여로 6억원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내부통제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내부회계관리를 구축했고 ESG 등 회사의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한 점 등을 토대로 평가보상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