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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감사사항(KAM) 분석

주력사업 바뀐 포스코퓨처엠…달라진 '감사인 시선'

양극재 사업 확장 이후 '특수관계자 거래→매출사실 정확성' KAM 변경

양도웅 기자  2023-08-08 15:05:18

편집자주

2017년 12월 금융감독원은 기업들이 매분기 작성해 공시하는 감사보고서에 핵심감사사항(Key Audit Matter, KAM)을 기술하도록 '핵심감사제도'를 도입했다. KAM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중점적으로 검토한 사안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꼼꼼히 봐야 할 재무 정보가 무엇인지 KAM을 통해 알 수 있다. 2020년 코넥스를 제외한 전체 상장사로 핵심감사제도가 확산됐지만 여전히 관심 밖에 있다. THE CFO가 각 기업별 KAM과 선정 배경을 살펴본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업체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해당 사업을 키우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포스코ESM을 흡수합병했을 때로 잡으면 2019년, 양극재를 포함해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전담하는 에너지소재본부를 만들었을 때로 잡으면 2020년부터다.

포스코퓨처엠은 이제 3년 된 사업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종가기준으로 2020년 1월2일 시가총액 상위 50위 안에도 들지 못했던 회사는 지난 7일 11위로 '톱10' 자리를 넘보고 있다.


◇3년 연속 KAM '양극재 사업 매출 사실 여부'

감사인의 시선도 달라졌다. 2020년부터 감사인을 맡고 있는 안진회계법인은 지난 3년간 빠짐없이 첫 번째 핵심감사사항(KAM)으로 '양극재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의 발생사실'을 꼽았다. 양극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인 2019년에는 없던 KAM이다.

2019년 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이 꼽은 첫 번째 KAM은 '특수관계자 거래와 잔액 공시의 적정성'이었다. 양극재 사업을 하기 전에 포스코퓨처엠의 핵심 사업은 내화물과 생석회로, 두 사업의 주요 고객은 포스코였다.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거둔 수익 규모와 비중이 컸기 때문에 한영은 이를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하지만 양극재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건 뒤 고객사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으로 확대되면서 감사인은 더이상 특수관계자 거래 관련 사안을 KAM으로 꼽지 않는다. 지난해 안진이 꼽은 첫 번째이자 유일한 KAM이 양극재 사업 매출의 발생사실이었다.

안진 측은 "매출은 포스코퓨처엠의 주요 성과지표에 해당하고 수익의 인식과 관련한 고유한 위험이 존재한다"며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해짐에 따라 양극재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의 발생사실을 KAM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AM은 감사인이 재무제표 감사 때 가장 유의해서 본 숫자다. 재무제표상의 수많은 숫자 가운데 변화 정도와 비중이 크고, 경영진이 과대 혹은 과소 계상할 요인이 많은 숫자다. 감사인은 이 숫자가 도출된 근거를 면밀히 따진다. 안진은 지난 3년간 포스코퓨처엠 재무제표를 감사하면서 양극재 사업부 매출이 사실인지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경영진 성과평가 요소 '매출', 과대계상 가능성

안진의 언급대로 양극재를 포함한 에너지소재사업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5332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2년 1조9382억원으로 2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화물과 라임화성사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각각 22%, 40%였다. 전체 매출액에서 에너지소재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34%에서 2022년 59%로 상승했다.

경영진의 성과를 평가할 때도 매출액은 주요 지표 중 하나다. 포스코퓨처엠은 정량과 정성평가를 통해 상여금을 책정한다. 정량평가 요소는 △매출액 △영업이익 △주당순이익(EPS) △영업활동현금흐름 등이다. 정성평가 요소는 그룹 전략 기여도, 안전과 혁신 수준, 기업시민 실천 수준 등이다.

재무제표를 최종 확인·서명하는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경영진 입장에서는 매출액을 과대계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안진은 판단한 셈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작성하고 금융위원회가 승인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르면 경영진 성과가 매출 증가율이나 순이익에 의해 측정되는 경우 경영진이 부적합한 수익 인식을 통해 부정한 재무보고를 할 압력이나 동기가 존재할 수 있다. 때문에 이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감사인의 의무다. 포스코퓨처엠 사례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사업은 올해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에너지소재사업 매출액은 842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전년동기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도 안진은 양극재 사업 매출의 발생사실을 KAM으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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