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13일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만큼 한국(3.5%)와 미국(5.25~5.5%) 금리 차는 2.0%포인트로 확대됐는데요, 이는 역대 최대치입니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AAA, 한국은 AA 수준입니다. 통상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역전 차가 확대되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에서 주식과 채권 수익률까지 하락하는데 자금을 운용할 유인이 사라지게 되죠.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유인이 커집니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데요. 한국에서 자금을 빼는 대신 상대적 투자 우위국인 미국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미국 화폐인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원화 수요는 줄어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환율 상승에 따라 수입물가가 오르면 무역수지는 자연스럽게 악화 기조로 이어질 수 있고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다만 이 같은 금리차 확대가 일찍부터 예상됐다는 점, 그리고 과거와는 달리 금리가 자본 유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미미할 것이 주된 평가입니다. 특히 정부와 한국은행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 확대에도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주식·채권시장에서 견조한 투자수요가 지속되고 있으며 단기자금시장 금리도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7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환율은 이자율 격차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긴축을 얼마나 길게 유지하는가, 수출 가격이나 물량이 어느 규모인지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며 시장 충격 우려를 낮게 봤죠.

이번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미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경우 금리 차가 다시 좁혀질 여지도 있는 셈입니다.

과연 우리 경제는 이 같은 한·미 금리차 상황 가운데 안전할까요, 역대 최대 금리차 현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