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증권사 관계자 A
사채 발행 한도만 늘려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전기요금 인상에도 정부가 공감하는 지 9일 전기요금 정상화 로드맵을 조기에 수립하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일단 사채 발행 한도 상향도 당연히 필요합니다. 우선 지금 상황에서는 한전이 더 이상 사채를 찍기 힘든 상황이니깐요. 사채 발행 한도를 상향하면서 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나야 할 듯 합니다.
내년 초 임시국회 때 재발의가 되면 그 때는 통과가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또 이참에 정부가 전기요금 정상화에 대한 로드맵을 수립해 주면 한전 입장에서도 조금 수월해질 것 같고요. 또 전기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사채 발행을 덜 해도 되는 환경이 마련되니 채권 시장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현 정부가 시장 안정책을 적시에 잘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전채 뿐만 아니라 단기자금시장 경색 등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 들이닥쳤던 여러 문제에 대해 시장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줄 정도로 과감한 정책 지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권 관계자 A
한국전력 자체에서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자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전의 영업손실이 20조원 이상 발생한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충당할 지, 현재 금리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채권 발행이 필요할 지에 대한 자체 전망치를 IR을 통해 밝혀 시장 내 드리워진 불확실성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한전에서 일종의 '숫자'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한전 사채 발행 한도가 6배로 상향이 돼야 한다는 식으로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한전이 스스로 몇 배 상향이 필요한지, 6배라면 왜 6배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뤄져야 할 듯 합니다. 그 후에 현재 부채 구조와 금리 향방에 따라 자신들의 손익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적어도 2~3년의 전망치 정도는 내놔야 국민 설득이 용이하지 않을까요.
금융시장 참가자 입장에서 한전이 현재 시장에 민폐를 끼치고 있기 때문에, 금년 말 재무제표 뿐만 아니라 향후 1년에 대한 재무 전망을 공개해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한전은 상장사입니다. 시장에 민폐를 끼친 만큼 상장 기업의 일반 의무 외에도 좀 더 책임지는 자세로 영업 전망이나 재무 전망을 적극적으로 공개해주길 바랍니다.
전기 요금 인상은 필요해 보이지만 문제는 가처분 소득이 적은 사람들입니다. 요금 인상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예 기간을 두거나 혹은 일종의 바우처를 제공해 바우처로 요금 결제를 하게 해주는 연착륙 제도도 생각해볼 법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