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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확대 기로 선 권재범 롯데글로벌로지스 CFO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후 투자심의위원회 참여, IPO 앞두고 IR 전담조직 신설 고려

문누리 기자  2023-07-13 17:17:19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이후 투자 속도를 가파르게 높여왔다. 투자심의위원회를 신설해 물류터미널과 물류센터 등 유형자산을 중심으로 주요 투자건을 결정해왔다. 박찬복 대표이사를 비롯해 핵심 임원들만이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여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권재범 재무부문장도 그 중 하나다.

여기에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심의위원회뿐 아니라 IR 전담팀 신설도 고려하고 있다. 기존에 신용평가사와 증권사 위주로 진행하던 IR을 일반 투자자대상으로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IR 조직을 재무부문에 신설하게 되면 권 부문장은 사내 의사결정뿐 아니라 대외 소통까지 역할이 대폭 확대된다.

◇투자심의위원회 참여, 조달금리 부담 완화 등 집중

롯데글로벌로지스 투자심의위원회는 2016년 말 현대로지스틱스 경영권 인수 후 신설됐다. 기획부문 산하 ESG경영팀에서 주관하며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으로 구성돼있다. 신설 초기부터 재무부문장이 참여했는데 투자에 따른 차입비용, 감가상각비 등을 중장기 계획에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영남권 9개 센터를 통합한 양산자동화센터(925억원)와 중부권 메가허브 터미널(3387억) 등 굵직한 투자건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자금조달 계획까지 논의해 반영했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 자본적지출(케펙스)도 크게 늘었다.

2018년 169억원 수준이던 자본적지출은 2019년 1290억원, 2020년 2121억원, 2021년 2962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메가허브 터미널과 양산자동화센터 등 대규모 투자가 지난해 초 완료되면서 2022년 자본적지출은 1393억원으로 줄었다.


CFO인 권 부문장은 2000년 롯데쇼핑 재무부문 회계팀에 입사한 이후 2006년 2월 롯데쇼핑 IPO 태스크포스(TF)팀, 2016년 6월 현대로지스틱스 인수관련 기업통합(PMI)팀 등을 거쳤다. 2016년 12월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 회계팀장으로 선임돼 재무 회계 분야 경력을 쌓아왔다. 그룹의 빅딜 관련 경험치와 재무 회계 경력 등이 쌓여 2021년 말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CFO 역할의 재무부문장을 맡았다.

특히 권 부문장이 선임될 당시는 2021년 말 영남권 물류통합센터 가동을 시작하고 2022년 상반기 충북 진천 중부권 메가허브터미널을 완공하는 등 택배 시스템 고도화와 규모 확장에 투자를 집중하던 시기였다. 앞서 2020년 이전까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주요 물류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돼있어 지역 물류 관련 비용 부담이 컸다. 이에 국토 중심부인 진천에 초대형 터미널을 세우고 영남 권역에 통합 물류센터를 갖추면서 수익성도 개선하기 시작했다.

CFO인 권 부문장으로선 투자심의위원회 내 대규모 투자건 논의에 참여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자금 조달과 재무지표 관리까지가 그의 과제였다. 2021년 말 7120억원이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8482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올해 3월 말에는 7992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대규모 투자로 인한 고금리 부담은 정책자금 활용으로 대폭 낮췄다. 진천메가허브터미널 설립 자금과 관련해 국토부 스마트물류인증을 통한 금리 이차보전지원 방식 등을 활용해 금리 부담을 완화했다. 이밖에 수출입은행 수출기반마련 대출 300억원, 농협은행 시설담보대출 330억원 등 비교적 저금리 대출상품으로 차입해 자금을 조달했다.


◇내년까지 IPO 완주 미션, 시기 결정 및 IR 확대 등 과제

권 부문장의 새로운 미션은 IPO와 IR 확대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부분의 IR은 신용평가사와 증권사 위주로만 진행되고 있어 전담팀이 따로 없고 재무팀 안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내년 중 IPO가 진행되면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도 IR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재무부문이나 기획부문에 관련 조직이 신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원래 올해 중 IPO를 진행하려 했으나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내년으로 미뤘다. 지난해 2대 주주(엘엘에이치)가 IPO 지연에 반발해 2023년 말로 시일을 조정하자고 했으나 박찬복 대표를 비롯해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이 2대 주주를 설득했고 결국 2024년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현재 2대주주 등 재무적 투자자(FI)의 풋옵션 행사 기간을 최대로 늘리더라도 2025년 4월까지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FI의 풋옵션 행사 시점까지 IPO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롯데지주에서 FI 지분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야 한다. 여기에 IPO를 실시하더라도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 가격에 미달하는 경우 관련 차액을 투자자에게 지급할 책임도 진다.

그만큼 IPO가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를 비롯해 그룹 주요 계열사의 재무적 여건을 가르는 기로인 셈이다. 기한 안에 롯데글로벌로지스 IPO를 완주할 수 있을지 권 부문장의 고민이 깊다. 4월 중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했으나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하반기에는 주관사를 선정해야 이르면 내년 초, 늦어도 내년 중후반 증시 입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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