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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 청구 임박, 에이치PE 엑세트 플랜은

이르면 10월 청구, 구주매출 가능성 등 제기

윤준영 기자  2024-09-06 15:14:36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가 임박하며 재무적투자자(FI)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쿼티PE)의 회수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구주매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투자한 기업들의 상장 허들이 높아진 점은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르면 다음 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안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하반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에이치PE가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이하 메디치인베)에서 분할되면서 이관 받은 포트폴리오다. 메디치인베는 지난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약 1500억원을 투자하며 인연을 맺었다. 현재 지분 21.87%를 들고 있는 2대 주주다.

에이치PE는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투자할 당시 특정 시점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면 풋옵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해당 기한은 내년 1월까지다. 당초 올해 4월까지였으나 협의를 통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이 때문에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상장 작업에 좀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에이치PE의 투자금 회수 여부에 시선이 몰린다. 메디치인베 시절이긴 하지만 약 7년 동안 포트폴리오로 들고 있었던 데다 풋옵션 기한 역시 벌써 네 차례 연장됐다. 그런 만큼 조속한 엑시트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상장 전 일부 구주매출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최근 상장 후 주가 하락 사례들이 많은 만큼 에이치PE로서도 상장 전 안전히 구주매출을 통한 일부 투자금 회수를 꾀할 필요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국내 PEF 운용사 bnw인베스트먼트가 들고 있는 스튜디오삼익은 올해 초 상장 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과거 노앤파트너스가 투자했던 분리막 자회사 더블유씨피도 상장 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엑시트 시점이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선 공모가 대비 네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공모주 300% 제도'가 자리를 잡으며 단타 투자자들이 유입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투자자로서는 일부 금액이라도 상장 전에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한국거래소의 깐깐한 검토로 이마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거래소는 최근 주주 친화적인 시장 형성을 위해 PEF 운용사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 상장의 경우 락업(보호예수) 기간이나 블록딜 추진 등을 다소 보수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가 현대힘스 상장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락업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블록딜보다는 동종업계 원매자에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확약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외 IPO를 준비하고 있는 PE들도 해당 부분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PEF 운용사가 보유한 포트폴리오를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매각으로 엑시트하는 것보다 훨씬 변수가 많고 복잡하다고 보면 된다"며 "기본적으로 투자한 금액보다는 높게 가격을 설정해야 하는 데다 거래소 역시 조건을 좀 더 까다롭게 보는 편이라 허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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