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내부회계 조직 점검

LG그룹 'CFO·CRO'는 내부통제 키맨

⑤차동석 LG화학 등 재무수장 배치, LG유플러스·LG이노텍 '전담부서' 구축

박규석 기자  2023-07-07 10:20:31

편집자주

내부회계관리제도는 기업이 내부통제를 위해 활용하는 리스크 관리 방법 중 하나다. 재무제표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작성·공시되었는지에 대한 합리적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운영된다. THE CFO가 국내 주요 기업의 내부회계관리 규정과 이를 관리 운영하는 조직의 활동,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 등을 조명한다.
LG그룹은 효율적인 내부통제를 위해 재무라인을 적극 활용한다. 그룹 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고리스크책임자(CRO)를 겸직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내부통제 구조는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기반이 되고 있다.

◇상장사 CFO 91% '내부회계 총괄'

LG그룹의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외부감사법에 근거한 자체적인 규정과 시스템을 각 계열사별 CFO가 총괄하는 구조다. 지주사인 LG의 경우 회계법인(외부 전문기관)를 활용한 운영실태 평가 등을 통해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또한 내부회계관리제도 평가의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2021년부터 회계법인에게 관련 제도의 운영실태 평가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LG그룹 내 상장사는 총 11곳이며 이들은 전담 조직 또는 지원조직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등을 총괄하는 내부회계관리자의 경우 LG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상장사가 CFO에게 관련 업무를 맡기고 있다. 그룹 내 상장사 CFO의 91%가 내부회계관리자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CFO는 아니지만 재무라인에 속하는 이홍수 회계담당 임원이 내부회계관리자 업무를 맡고 있다. 다만 LG전자가 내부회계관리자를 CFO가 아닌 회계담당 임원에게 맡겼다고 해서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 관련 제도 운영에 소극적인 것은 아니다.

LG전자에서 CFO를 겸직 중인 배두용 대표이사 부사장이 이사회 멤버로서 내부회계관리 운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 부사장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을 책임지는 역할이라면 이 담당은 관련 제도 운영을 위한 실무에 집중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LG그룹 내부회계 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은 CRO도 내부회계관리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내부회계관리자를 책임지고 있는 CFO 중 일부가 CRO를 겸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동석 LG화학 사장, 김홍기 LG생활건강 부사장,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 이민형 LG헬로비전 상무(왼쪽부터)
2022년 말 기준으로 LG그룹 내 상장사 중 CFO와 CRO를 겸직하고 있는 인사는 차동석 LG화학 사장과 김홍기 LG생활건강 부사장,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 이민형 LG헬로비전 상무 등 4명이다. 이는 회사의 재무 수장에게 리스크 관리를 맡겨 회계 리스크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려는 정책이 내부회계 기능의 효율성 증대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은 CFO의 역할과 권한이 대기업 집단 내에서도 큰 편에 속한다"며 "CFO의 이사회 참여와 대표 또는 CRO 겸직 등의 사례를 쉽게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자연스럽게 내부회계 기능의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운영 선발대 'LG유플러스·LG이노텍'

LG그룹의 경우 내부회계관리를 위한 조직 등이 갖춰져 있지만 전담부서의 명칭 등을 공개하는 곳은 LG유플러스와 LG이노텍 등 2곳뿐이다. 나머지 계열사의 경우 자금과 회계, 재무 등의 부서에서 담당인원을 배치해 제도 운영을 지원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와 LG이노텍의 '2022년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관련 제도 운영 등을 위한 조직 내에 '내부회계관리부서'를 설치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5명의 전담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LG이노텍은 8명의 인원을 배치하고 있다. 이중 LG이노텍은 8명의 내부회계담당 인력 중 1명(비중 13%)이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중 내부회계관리부서를 먼저 설치한 곳은 LG이노텍이다. LG이노텍의 경우 지난 2018년에서 2019년 2월 사이에 관련 조직이 신설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보고서에서 내부회계관리부서라는 명칭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당시 LG이노텍은 관련 부서의 편제 등이 2019년 2월 말 기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 시기는 외감법이 개정·강화된 시기인 만큼 관련 기준에 맞추기 위한 변화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기존 회계처리부서로 공시하던 전담부서를 2022년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보고서부터 명시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내부회계관리부서와 더불어 회계처리부서와 자금운영부서 등도 내부회계를 위한 지원 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부회계 관리자의 경우 회사의 CFO인 여명희 전무가 맡고 있다.

재무라인에 속하는 회계처리부서와 자금운영부서는 각각 김영준 회계담당 상무와 안재용 금융담당 상무가 배치되어 있다. 회계처리부서와 자금운영부서의 총원은 각각 18명으로 회계처리부서는 전원이 내부회계담당 인력이다. 자금운영부서의 경우 18명 중 13명이 관련 제도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회사는 윤리 감사와, 증빙 전산 등 회계 프로세스와 시스템 전반에 대해 내부회계 기준에 맞게 검증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향후에도 내부회계 수준을 충족하기 위해 감사인과 내부 임직원 등 대내외커뮤니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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