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On the move

부광약품 계열 콘테라파마 신임 CFO 특명 'IPO 완수'

'증시입성 경험' 갖춘 재무총괄 적임자 물색, 기술특례상장 로드맵 보완설계 역할

박동우 기자  2023-06-26 14:38:17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부광약품 계열사이자 유럽 바이오 벤처인 콘테라파마의 숙원 과제는 '증시 입성'이다. 코스닥 상장을 모색했으나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하면서 한 차례 쓴맛을 봤다. 경영진은 새 최고재무책임자(CFO) 영입을 추진하며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신임 CFO에게 주어지는 특명은 '기업공개(IPO) 완수'다. 상장 경험을 갖춘 인물 위주로 재무 총괄 적임자를 탐색하고 있다. 콘테라파마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로드맵을 보완 설계해 이르면 2023년 하반기, 늦어도 2024년에 제반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향을 염두에 뒀다.

◇덴마크 바이오벤처, 부광약품 자회사 편입 '10년차'

콘테라파마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바이오 기업으로 중추신경계(CNS)를 겨냥한 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업체다. 국내시장과 연을 맺은 시점은 2014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광약품은 신약 연구 역량이 탄탄한 해외 스타트업을 인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34억원을 들여 콘테라파마 지분 일체(36만211주)를 인수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콘테라파마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파킨슨병 치료에 초점을 맞춘 신약후보물질 'JM-010'을 확보했다.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를 의약품 개발 파이프라인으로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증시에 올리는 밑그림도 그렸다. 콘테라파마는 2018년에 1주당 신주 3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며 첫 발을 뗐다. 발행 주식 총수가 50만주를 넘겨야 한다는 코스닥 상장 요건을 맞추려는 취지였다.


2019년에 한국거래소가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도록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개선한 대목은 IPO 추진에 한층 힘을 쏟는 촉매로 작용했다. 당시 대웅제약 재무담당 실장을 역임한 권재홍 CFO를 영입하고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계획은 순조롭지 않았다. 2021년에 기술성 평가를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평가지표 가운데 사업성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 차례 좌절을 겪었지만 콘테라파마 경영진은 다시 상장을 추진키로 뜻을 모았다. 신약후보물질 JM-010의 글로벌 임상 시험이 후기로 접어들수록 실탄 소요가 커지는 대목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개발(R&D)에 대응할 현금 창출력은 열악하다. 2019년 이래 매출을 실현하지 못했고 해마다 순손실을 겪었다. 올해 1분기에도 28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수익 창출 취지에서 라이선스아웃(기술 수출)도 모색했지만 뚜렷한 결실을 얻지 못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JM-010 국내외 임상 2b상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도출돼야 라이선스아웃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R&D 비용을 충당하는 핵심 방안으로 '공모 자금 확보'가 대두된 이유다.

◇'주관사·감사인·거래소 협업' 방점, IR 과업도 부여

콘테라파마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으로 기술성 평가를 다시 신청하는 구상을 세웠다. 최근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적합한 인물을 찾아나서는 배경과 맞물렸다. 영입되는 CFO가 유념해야 할 과업으로 '증시 입성'에 방점을 찍었다. 자격 조건에서 'IPO 유경험자'를 우대한다는 대목이 방증한다. 신임 CFO의 핵심 업무 역시 상장과 맞닿았다. 주관사, 감사인, 한국거래소 등과 협업을 적시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프라이빗 에쿼티(PE)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투자자들과 교류하며 IR(Investor Realations) 활동을 수행하는 과업도 부여했다. 콘테라파마 주요 주주 가운데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돋보인다. 2019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30억원을 투자하고 2020년 시리즈B 단계에서는 '메디치 2020-1 PEF'를 활용해 510억원어치 신·구주를 인수한 모험자본 운용사다.


콘테라파마 재무 총괄 임원으로 선임되는 인물은 한국지사에 파견되는 형태로 근무할 예정이다. 콘테라파마 모회사인 부광약품과도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하며 업무를 수행한다. 업무 보고 라인으로는 '덴마크 본사 최고경영자(CEO)'를 명시했다. 현재 토마스 세이거(Thomas Sager) 사장이 콘테라파마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세이거 사장은 덴마크 코펜하겐대에서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지 제약사 룬드벡에서 사업 개발과 라이선싱(licensing)을 총괄하는 부사장을 역임했다. 2020년 12월에 콘테라파마 CEO로 자리를 옮긴 이래 회사 경영을 이끌어 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