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사내이사에 최용석 전 카카오 성장지원실장·부사장을 앉혔다. 카카오엔터가 상장을 준비하는 만큼 최 신임 CFO는 기업가치 향상(밸류업)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카카오엔터를 포함해 여러 계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근무하며 성장을 지원한 경험을 갖고 있다.
1976년생인 최 신임 CFO는 재무와 IR, 기획 등 CFO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꾸준히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계법인인 EY한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FO에 선임되기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IR/자금실장 △카카오 경영지원팀장 △카카오 성장지원실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IR/자금실장 전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일본 포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도쿄전력 계열사인 파워드컴과 함께 2004년 설립한 '타온'에서 경영기획팀장을 지냈다. 당시 최 신임 CFO의 나이는 20대 후반이었다.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기획과 재무 등 관리 역량을 인정받았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에도 꾸준히 중용됐다. 재무와 IT산업을 함께 이해하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피인수기업의 임직원은 상대적으로 덜 중용된다. 피인수(매각)됐다는 점 자체가 결격 사유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3월 말 기준 카카오 임원진 가운데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은 드물다.
그런데도 최 신임 CFO는 약 10년간 카카오 경영지원팀장과 성장지원실장뿐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등 주요 계열사의 기타비상무이사 등에 선임돼 카카오를 포함한 그룹 전체 성장에 기여했다. 이런 경험을 쌓은 그가 이번에 카카오엔터 CFO에 선임됐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 계열사 중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다. 음악(멜론)과 웹툰과 웹소설(카카오웹툰과 픽코마 등), 영상 제작·기획(바람픽처스와 비에이치엔터테인먼트 등) 등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힌 회사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자산은 2521억원에서 3조4543억원으로 약 14배, 영업수익은 1876억원에서 1조8648억원으로 약 10배 증가했다.
주요 성장 전략은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였다. 일례로 자산과 매출이 10배 넘게 불어나는 5년간 종속기업(자회사) 수는 7개에서 53개로 늘어났다. 올해 초에는 모회사인 카카오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지분율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각각 20.76%, 19.11%다. 카카오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단 잇단 투자활동을 위해 차입과 유상증자를 반복하면서 부채비율이 2018년 35%에서 2022년 113%로 3배 이상 상승하는 등 재무구조가 약해졌다. 유증으로 새롭게 주주로 들어온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한 상장 압박도 지속해서 받고 있다. 상장은 재무구조 개선과 신주 발행을 통한 투자금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최 신임 CFO의 최우선 과제는 상장 시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기업가치 향상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엔터는 2019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며 상장 작업에 착수했으나 그룹에서 금융 계열사의 상장을 우선순위로 두고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장을 미뤄왔다.
2018년부터 최근까지 카카오 성장지원실장으로 근무하며 계열사들의 성장을 지원했고 카카오엔터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재직한 만큼, 카카오엔터의 사정과 적합한 성장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최 신임 CFO를 선임한 배경이자 사내이사에도 앉힌 이유로 풀이된다.
2022년 3월 카카오페이는 기타비상무이사에 최 신임 CFO를 추천하면서 "카카오 성장지원실장으로서 카카오의 사업 경쟁력 강화, 채널 확대 및 지속적인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를 통해 당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회사와 카카오 공동체의 통합적 전략 수립 및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