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마일리지 재무 분석

버거킹 멤버십 론칭 나비효과

운영사 비케이알 마일리지 계약부채 16억원, 2~3%대 플랫폼 수수료 비용 절감에도 기여

문누리 기자  2023-05-31 17:57:18

편집자주

항공사 마일리지, 주유소·쇼핑몰 포인트 등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코인'이다. 기업 스스로 적립과 사용, 회계 처리 방식까지 통제해 가치를 조절할 수 있는 화폐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뿐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와 실적까지 영향을 받는다. THE CFO가 기업별 마일리지 회계 처리와 활용 전략,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조명해본다.
버거킹 브랜드를 운영하는 비케이알은 2021년 말 멤버십 제도를 새로 만들었다. 1년 반이 지나고 비케이알은 앱 멤버십 활성화로 충성고객 록인효과 뿐 아니라 수수료 비용 절감 효과까지 보게 됐다. 멤버십 고객들이 자체 배달 서비스 등을 이용하게 되면서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2~3% 플랫폼 결제수수료까지 상당부분 아낄 수 있게 됐다.

비케이알의 마일리지 계약부채는 지난해 감사보고서 재무제표에 첫 등장했다. 구매금액의 일정비율을 고객 포인트로 적립하는데 계약부채 내역 중 신규 마일리지제도 항목으로 인식된다.


2022년 계약부채는 16억2000만원에 달한다. 2021년 12월 론칭된 멤버십은 일반적인 포인트 적립 대신 쿠폰 제공 서비스 혜택에 방점을 뒀다. 통상 1년에 달하는 포인트보다 쿠폰의 소멸 기한이 더 짧아 계약부채 누적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타벅스 리워드 방식처럼 웰컴, 주니어, 와퍼, 킹 등 네 가지 등급을 두고 혜택에도 차등을 뒀다. 멤버십 적립 유효기한도 3개월로 비교적 짧게 만들어 충성고객의 방문과 구매 빈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보통 이렇게 짧은 유효기한을 둔 멤버십의 경우 소멸이 빠르게 되는 만큼 고객들을 록인하기 쉽지 않다. 대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케이알은 커피, 와퍼 무료 교환권이나 할인 쿠폰 등 등급별 혜택에 공을 들였다. 적립률로 따지면 33~57% 수준이라 버거킹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이라면 짧은 유효기한을 감수할 만한 유인동기를 주는 셈이다.

예컨대 3개월 동안 누적 1만원 이상 구매하면 주니어로 승급돼 4700원짜리 와퍼주니어 쿠폰과 1000원 할인권 등을 받을 수 있다. 구매금액 대비 혜택 비중이 57%에 달한다. 구매금액이 올라가면 3만원 이상 구매 시 35%, 5만원 이상 33% 등 혜택 비중이 줄어들지만 대신 등급별 추가로 선택 사용 가능한 할인쿠폰의 퀄리티가 높아진다.

여기서 멤버십 적립률을 33% 정도로만 계산해도 계약부채 기준으로 약 48억6000만원에 달하는 매출이 멤버십 이용고객으로부터 일어난 셈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1%에 육박한다.

여기에 제품 쿠폰이나 할인 쿠폰을 고객들이 사용하거나 기한 소진하면 기존엔 부채로 인식되던 계약부채는 비케이알 수익으로 인식되게 된다. 실물 제품으로 교환하는 만큼 회사 입장에서도 비용 부담이 덜하다.


이같이 멤버십을 활용해 충성고객을 유인한 효과는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비케이알 매출액은 2021년 6784억원에서 2022년 7574억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자체 앱 사용을 기반으로 한 매출 증대는 자연스럽게 대체 플랫폼 이용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버거킹의 딜리버리 주문 증가폭은 약 54%로 같은 기간 국내 식음료 배달 거래 증가폭보다 컸다. 간편결제업체의 선불결제 수수료율 평균이 2%대인 데다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의 경우 3%로 가장 높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체 오더 앱 사용을 활성화하면서 수수료 비용절감에 어느정도 성공한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