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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차세대 지형도

LS그룹 구동휘 부사장, '독보적' 평가 받는 이유

②3세 경영인 중 사실상 유일한 '장자 라인'

박기수 기자  2023-05-18 15:33:16

편집자주

소유와 경영이 드물게 분리되는 국내에서 오너기업의 경영권은 왕권과 유사하게 대물림한다. 적통을 따지고 자격을 평가하며 종종 혈육간 분쟁을 피할 수 없다. 재계는 2022년 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진과 함께 4대그룹이 모두 3세 체제로 접어들었다. 세대 교체의 끝물, 다음 막의 준비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주요기업 차기 경영권을 둘러싼 후계 구도를 THE CFO가 점검해 본다.
대기업에 종사하는 인물들은 소속 그룹의 오너 경영인들을 종종 숫자로 지칭한다. 작년 말 종영했던 인기 드라마에서도 등장한 방법이다.

역사가 길고 인물이 많은 그룹일 경우 오너 경영인들도 많기 때문에 특정 인물을 편리하게 식별하기 위해 등장했다. 예를 들어 '1-1-1'은 창업주의 장남의 장남이다. '1-1-2'는 창업주의 장남의 차남, '1-2-1'은 창업주의 차남의 장남인 식이다.

LS그룹도 내부적으로 오너들을 이런 형식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있다. LS그룹의 1세대 오너들은 '고(故) 구태회·평회·두회' 명예회장이다. 각 명예회장의 아들들인 2세대 경영인에 이어 현재 3세대 경영인까지 LS그룹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LS그룹의 회장 승계 방식은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른다. 차세대 리더를 알아보기 전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다. 회장들의 장남들인 '1-1' 故 구자홍 전 회장, '2-1'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3-1' 구자은 회장이 LS그룹 회장을 순서대로 맡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 회장인 구자은 회장은 2세대 장남들 중 마지막 회장이다.

구자은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것은 작년 1월로 이제야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전임 회장들인 구자홍·자열 회장의 임기가 각 9년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구자은 회장도 2030년까지 LS그룹을 이끌 전망이다. 다시 말해 2030년 이후에는 LS그룹 3세 경영인이 나설 차례라는 의미다.

원칙대로라면 '1-1-1', 즉 2세대 장남들 중 가장 선두격인 구자홍 전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 마음커뮤니케이션 대표가 가장 유력한 차세대 리더다. 그러나 구본웅 대표는 소속명에서도 알 수 있듯 LS그룹 외부에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LS 지분도 없다. LS그룹 승계 레이스에서 벗어났다고 보는 해석이 많은 이유다.

그렇다면 스포트라이트는 자연스럽게 2세대 장남 라인 중 두 번째 회장인 구자열 회장의 장남, '2-1-1' 구동휘 부사장(사진)으로 쏠린다.

구동휘 부사장은 LS그룹 승계 원칙대로라면 현재 독보적인 위치다. 가계도상 구동휘 부사장은 현재 3세대 경영인들 중 유일한 장남 라인이다.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구동휘 부사장은 포지션 상 LS그룹을 장기적으로 이끌어 갈 리더일 가능성이 있다. 우선 구본웅 대표는 앞서 언급한 대로 LS그룹 경영에서 벗어나 있다. 또 현 회장인 구자은 회장은 아들이 없다.

2세대 경영인들이 9년 간격으로 회장직을 승계했던 이유는 회장직을 맡을 수 있는 '장남'격 인물이 3명(구자홍·자열·자은)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3세대 경영인들 중 장남 라인은 구동휘 부사장이 유일하다.

구동휘 부사장은 현재 구자은 회장을 제외하면 특수관계인들 중 단일 주주로서 ㈜LS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2.99%)하고 있다.

구동휘 부사장은 1982년생으로 2013년 LS산전(현 LS일렉트릭)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6년 이사, 2017년 상무 승진 등 초고속 승진 절차를 밟았다. 2018년 말에는 ㈜LS로 전입했다가 2021년 초 E1의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그러다 작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올해 초부터 입사 회사인 LS일렉트릭 대표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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