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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지방금융 3사

BNK·DGB, 하나씩 남은 '종합금융그룹' 완성 퍼즐

[포트폴리오]⑦'보험사·저축은행' 인수 유력 후보, JB는 '글로벌' 계열사로 차별화

최필우 기자  2023-05-18 08:19:19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BNK금융과 DGB금융은 진정한 의미의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주사 전환 후 수년 간 이어진 숨가쁜 인수합병(M&A)과 계열사 설립 끝에 마지막 퍼즐 만이 남았다. BNK금융은 보험사를, DGB금융은 저축은행을 추가하면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다.

JB금융은 BNK금융, DGB금융과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사세 확장이 늦은 탓에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아직 지방금융에겐 낯선 글로벌 무대에서 선제적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경남은행 인수전, 1등 지방금융 가른 '분수령'

BNK금융과 DGB금융은 각각 9개, 10개 계열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BNK금융은 보험을 제외하고 △은행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 △벤처캐피탈 △신용정보 △SI 자회사가 있다. DGB금융은 보험사를 가지고 있으나 BNK금융과 달리 저축은행 계열사가 없다.


BNK금융은 2011년 3월 지주사 전환 전만 해도 4개 계열사만 보유하고 있었다. 그룹의 모태 격인 부산은행, BS투자증권(현 BNK투자증권), BS캐피탈(현 BNK캐피탈), BS신용정보(현 BNK신용정보) 등이다. 선물 중개업체 부은선물이 2009년 12월 증권사 라이선스를 취득해 BS투자증권이 됐다. BS신용정보와 BS캐피탈은 각각 2003년, 2010년 설립됐다.

지주사 전환 후 주요 계열사를 추가했다. 2012년 파랑새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을 인수해 BS저축은행(현 BNK저축은행)을 설립했다. 2014년 경남은행, 2015년 GS자산운용(현 BNK자산운용), 2019년 UQI파트너스(현 BNK벤처투자)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 구색을 갖췄다.

다만 보험업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 인수 후에도 자본 확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수를 뒤로 미뤘다. 꾸준히 자본 비율을 개선해 보험사 인수 여력을 갖췄으나 이번엔 자본시장법 규제에 발목을 잡힌 상태다. 전임 회장 대의 자본시장법 위반 여파로 2026년까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어려워졌다.

보험사 부재에도 DGB금융과 비교해 자산 규모 및 순이익에서 우위를 점한 건 경남은행 인수 딜이 있어 가능했다. 기존 부산은행에 경남은행이 더해지면서 BNK금융은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경남은행 총자산과 순이익은 지난해 기준 57조9434억원, 2790억원이다. 각각 73조2343억원 3878억원인 대구은행에 준하는 수준이다.

DGB금융은 2011년 대구은행, 대구신용정보(현 DGB신용정보), 카드넷(현 DGB유페이) 등 3개 계열사로 지주사가 됐다. 2012년 메트로아시아캐피탈(현 DGB캐피탈), 2015년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2016년 LS자산운용(현 DGB자산운용), 2018년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 2021년 수림창업투자(현 하이투자파트너스)과 뉴지스탁을 인수했다.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 인수가 종합금융그룹 기틀 마련에 결정적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내놓은 매물들을 패키지 딜로 인수하는 강수가 주효했다. 반면 지방금융 맹주로 발돋움 할 기회였던 경남은행 인수 딜을 포기한 건 아쉬움을 남긴다.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해 보험 포트폴리오를 추가한 게 위안이다.

◇JB금융, '캄보디아·베트남·미얀마' 전진기지 확보

JB금융은 BNK금융, DGB금융과 비교해 국내 계열사 수가 적다.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JB인베스트먼트 등 5곳이다. 2013년 전북은행을 기반으로 지주사를 설립했고 2014년 더커자산운용(현 JB자산운용)과 광주은행, 2018년 우리캐피탈(현 JB우리캐피탈), 2022년 메가인베스트먼트(JB인베스트먼트)를 인수했다.

증권사와 저축은행도 계열사로 추가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2015년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 인수 케이프인베스트먼트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20년 JT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와을 때 실사에 참여했으나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내 포트폴리오 확장이 뜻대로 되지 않자 JB금융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BNK금융과 DGB금융을 추격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물꼬를 트고 체급을 높여 다시 국내 경쟁을 본격화하는 전략이다.

JB금융의 4개 계열사는 각각 1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2016년 대구은행을 제치고 프놈펜상업은행(PPCB) 인수에 성공했다. 같은해 JB우리캐피탈은 미얀마 법인을 설립했다.

2020년에는 베트남 증권사 MSGS(모건스탠리 게이트웨이 시큐리티)를 인수해 광주은행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JB자산운용은 캄보디아에 JB PPAM을 설립해 현지에서 운용업을 하고 있다.

*JB금융지주 계열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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