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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이랜드월드, 실적 기지개에도 차입 부담 여전

대규모 CAPEX로 빚 늘어, 부동산 매각으로 해소 노려

박서빈 기자  2024-02-23 16:17:1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랜드월드가 국내외 비우호적 영업 환경에도 수익성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주력브랜드의 판매호조와 비효율 매장 정리에 따른 해외 패션부문 흑자 전환 공이 컸다.

다만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등으로 재무안정성은 약화하고 있다. 총차입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작년 3분기 말 차입금의존도는 48.5%로 전년 말 대비 2.7%포인트 상승했다.

◇국내외 패션 모두 수익성 기지개

이랜드월드는 패션부문을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회사로, 사업무문이 크게 △패션(국내·해외) △유통 △미래(외식·레저·건설·테마파크) △기타 등으로 구분돼 있다. 이 가운데 패션부문이 전체 수익의 62.4%를 차지한다.

2022년 이랜드월드의 연결 매출액은 5조328억원, 영업이익률은 2.5%로 실적 회복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국내 패션부문은 리오프닝 효과로 판매호조가 나타났지만 중국 내 고강도 코로나 방역조치로 해외 패션부문은 적자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 들어 국내와 해외 패션부문 모두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중국 시장의 소비심리가 위축됐으나 중국 매장 구조조정 효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국내 패션부문 역시 주력 브랜드인 뉴발란스와 스파오 등의 판매 호조로 매출이 늘어났다.

그 외 부문의 실적 개선도 나타나면서 작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3조7249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률은 4.6%로 2.7%포인트 상승했다.

◇늘어난 차입 부담…부동산 매각 카드 꺼내

다만 대규모 Capex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 3분기 연결기준 FCF는 1637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FCF는 -3314억원이었다.

이랜드월드의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Capex는 총 2900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이랜드월드 Capex는 세부적으로 마곡 R&D센터 820억원, 중국물류센터 390억원, 제주 애월리조트 580억원, 유지보수 및 기타 950억원 등을 나타냈다.

토스뱅크와 오아시스 등 관계기업투자주식 등의 지분투자도 부담 요소 중 하나다. 이랜드월드는 토스뱅크의 지분 취득을 2021년 475억원, 2022년 900억원, 2023년 2부기 200억원으로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2022년에는 오아시스 지분 취득에 33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이랜드월드의 차입금은 자연스레 상승곡선을 나타냈다. 이랜드월드의 순차입금은 2022년 말 연결 기준 3조9366억원에서 작년 3분기 4조2209억원으로 늘어났다. 차입금 의존도는 2022년 말 45.8%에서 작년 3분기 48.5%로 상승했다.

차입 부담이 늘면서 이랜드월드는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청년 임대주택(매각대금 1721억원), 점프밀라노(매각 대금 1700억원), 호텔 등(그외 매각대금 1810억원)으로 보유자산 4766억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건설 경기 악화로 매매 계약이 언제 마무리될 지 모른다는 점이 변수로 남아있다. 현재 청년 임대주택은 매각을 완료했으며 그 외 부동산 매각 거래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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