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랜드테마파크제주는 그동안 이랜드월드와 이랜드건설 등 계열사로부터의 차입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사업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조달전략에도 변화를 맞고 있다. 외부 조달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금융권 등으로 조달원을 넓히고 장기차입을 늘려 조달구조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랜드테마파크제주는 이랜드그룹이 제주시 애월읍 일대 국제문화복합단지 개발을 위해 2012년 11월 처음 설립했다. 이랜드파크가 지분 96.9%를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이랜드월드가 51.01%, 이랜드리테일이 48.98%로 지분을 양분하고 있으며 켄싱턴 호텔과 리조트 사업이 주력인 이랜드그룹 미래부문 핵심 계열사다.
이랜드테마파크제주가 마지막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은 약 4년 전인 2019년 11월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최대주주인 이랜드파크가 전액인 260억원을 책임졌다. 이 때문에 이랜드테마파크제주는 그동안 계열사와 유동화전문회사(SPC)로부터의 차입을 주력 조달전략으로 삼아왔다.
먼저 유동화SPC(디비아이에프애월제일차)로부터의 차입금은 기존 200억원에서 지난해 270억원으로 증액됐다. 여기에는 계열사들의 각종 지원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2월 최대주주인 이랜드파크가 보유하고 있는 이월드 보통주(4191만8430주)를 담보로 한도 600억원의 사업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이월드 발행주식총수(1억4180만6193주)의 30%이자 이랜드파크 보유분(8009만3009주·지분율 56%)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2021년 200억원, 지난해 2월 50억원과 5월 20억원을 잇따라 차입했다. 이랜드리테일은 해당 차입금에 대해 한도 720억원의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계열사로부터의 차입금의 경우 조달원이 갈수록 확대됐다. 2021년까지만 해도 이랜드월드와 이랜드건설이 책임졌지만 지난해 이랜드위시디자인과 이랜드중국패션디자인이 추가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이랜드파크가 추가됐다. 특히 계열사로부터의 차입금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말 233억원에서 지난해말 295억원으로, 올해 상반기말 101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사업 진행에 따라 자금 소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랜드그룹은 오는 2025년부터 그랜드켄싱턴 애월, 세계테마정원, 한옥마을, 국제아트미술관, 공연장 등을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을 지난 6월 발표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2025년에 들어설 5성급 숙박시설이 내년 선분양되는 등 그룹 계열사들로서도 투자 가치와 회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계열사들로부터 끌어들인 차입금에는 모두 7%의 금리가 붙어있다.
계열사들로부터의 차입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두 단기차입금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장기차입금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생겨났다. 이랜드위시디자인과 이랜드중국패션디자인은 지난달 기존 단기차입금 만기일 도래에 따라 같은 금액을 만기 2년 1개월의 장기차입금으로 투입했다. 이랜드파크도 420억원 중 200억원을 만기 2년 1개월의 장기차입금으로 넣었다. 올해 상반기말 총차입금 1280억원 중 단기차입금이 705억원, 장기차입금(유동·비유동 합산)이 575억원이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테마파크제주의 사업 진행에 따라 자금 소요가 늘어나는 만큼 외부 조달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유동화SPC와 계열사 자금에 의존했던 조달전략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외부 조달을 진행하고 있으며 금융권이 유력하지만 아직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라며 "조달구조를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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