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건설의 원가율이 1년새 8%포인트 올랐다. 국내 건축공사 위주 사업이 대부분이다보니 원자재 수급부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랜드건설의 지난해 원가율은 91%를 나타냈다.
매출액이 2100억원으로 9% 줄어드는 동안 원가율은 1700억원대로 큰 변동이 없었다. 2021년만 해도 원가율이 83%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만에 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원가율 추이상으로는 지난 4년래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았다. 2019년 당시 원가율은 84%에서 △2020년 85% △2021년 83%로 대체로 80% 중반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관리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체 사업장의 누적공사를 기준으로 봐도 원가율은 우상향하고 있다. 국내 건축공사 누적계약수익이 4400억원이었던 반면 누적공사원가가 3700억원으로 원가율이 84.6%를 나타냈다. 2021년의 경우 원가율이 81.5%였던 점을 감안하면 3%포인트 이상 늘어난 셈이다.
건축사업의 경우 이랜드건설이 직접 도급계약을 따내는 형태라 원자재나 인건비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동종업계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문제 사업장이 마무리돼야 원가율을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원가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은 크게 저하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0억원으로 1년전 250억원에 비해 5분의 1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억원에 불과했다.
마진 위축 탓에 공사 수주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원유, 철강, 목재, 시멘트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어 건축사업 수주는 공격적으로 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수주잔고는 3500억원대에서 2100억원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공사수익을 인식하는 것에 비해 신규수주나 공사비 변동으로 인한 증가액이 500억원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말 최대주주를 이랜드월드에서 이랜드리테일로 변경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해 말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건설 1066만3000주를 이랜드리테일에 처분했다. 이랜드월드의 보유 지분율은 82.6%에서 49.8%로 줄어든 반면 이랜드리테일의 건설 지분율은 17.4%에서 50.2%로 늘어났다.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서울과 수도권 자산은 활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주택사업부문은 역세권 백화점 부지 등을 활용해 청년주택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11위로 열위에 있는 특성상 대형 시공사가 나서기 힘든 영역을 타깃으로 잡았다. 청년 임대주택 1호점인 '이랜드 피어 신촌'은 리테일 사옥으로 쓰던 신촌 사옥을 탈바꿈시킨 사례다.
이밖에도 서울과 대전 등 전국 10곳의 사업부지를 확정해 4000여가구 규모의 청년주택을 준비 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 공모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 기업 중 최대 규모다. 타 건설사와 달리 용지매입부터 기획·설계·시공, 사후관리까지 총괄해 원가관리 효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