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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형 지주' 이랜드월드, 계열사 지원 '총대'

대여금 및 출자금 지원 '지속', 믿을 구석은 안정적 '현금 창출력'

김혜중 기자  2024-08-01 11:12:06
이랜드그룹의 사업형 지주사 이랜드월드가 계열사를 향한 자금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를 중심으로 그룹의 미래를 위한 리조트 사업에 대한 투자가 단행되는 가운데 모회사 이랜드월드의 차입금이 불어나는 등 재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계열사 이랜드파크에 448억원의 현금을 대여한다고 지난 7월 31일 공시했다. 대여 목적은 운영 자금이며 이자율은 연 7.56%다. 거래일자는 다가오는 8월 14일로 예정됐다. 이와 함께 테마파크 및 쥬얼리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이월드에 대한 대여금 320억원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그룹의 모회사이자 동시에 패션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회사다. 이랜드월드 산하에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스포츠, 이앤씨월드, 이월드, 이랜드파크 등 주요 계열사가 배치됐다. 해당 계열사들에게 출자 및 대여, 기존 대여금을 연장하는 등 그룹 계열사를 위한 백기사 역할 함께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이랜드월드와 종속기업간 자금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총 자금대여거래 규모는 2520억원에 달한다. 2023년 말 2260억보다 11.5% 증가한 수치다. 물론 2022년 말 3827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당시 대여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이랜드파크의 대여금 2220억원 중 970억원가량을 출자전환해 회수한 영향이 컸다. 실질적으로는 대여금이 출자금으로 전환되면서 이랜드월드 측에 현금이 회수된 건 아니었다.

이처럼 이랜드월드는 그룹의 계열사를 출자 등의 방식으로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월 17일에도 이랜드파크에 408억원 상당의 자금을 출자했다. 이랜드파크에 대한 총 이랜드월드의 총 출자액은 4098억원에 달한다.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이랜드스포츠에도 100억원을 출자했다.

또한 올해 6월에는 이랜드파크가 보유하고 있던 이월드 지분 1000억원어치를 매수하면서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랜드파크 입장에서는 이랜드테마파크제주에 대한 리조트 사업 투자가 지속되는 상황 속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봤다.

이랜드파크를 중심으로 여러 계열사 지원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랜드월드의 곳간 사정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라는 평가다. 2024년 1분기말 별도 기준 이랜드월드의 현금성자산은 1213억원이다.

가용 현금성 자산이 출자 및 대여금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상황 속 차입 부담도 다소 높아지는 양상이다. 이랜드월드의 총차입금은 2022년 1조2547억원에서 2023년 1조3111억원, 2024년 1분기말 1조4022억원으로 불어나고 있다. 이랜드파크를 중심으로 리조트 사업 투자가 단행되며 모회사인 이랜드월드에도 재무 부담이 서서히 생기고 있다.

다행인 점은 이랜드월드는 사업형 지주사로서 꾸준한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이랜드월드의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853억원, 373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3%, 11% 증가했다. 이랜드월드의 패션 부문은 2020년부터 꾸준히 성장해 왔고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은 2000억원 수준에 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0년 899억원, 2021년 1510억원, 2022년 2426억원, 2023년 2039억원이다. 이랜드월드 측은 주력 사업의 성장세 및 현금 창출력이 견조한 상황 속 재무 건전성에 지장이 않는 한도 안에서 계열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영업이익 및 현금창출력을 고려할 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럭셔리 리조트 등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미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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