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과징금에 불복해 추가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재판을 통해 추가적으로 기대하는 감액은 8억원가량으로 이에 승소한다면 총 과징금 절감액은 16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경영전략과 재무부서 총괄을 맡고있는 최경택 부사장은 이 같은 재무부담 경감 방안과 ESG 거버넌스 등급 개선 방안 등을 찾는 데 분주하다.
◇추가 재판으로 과징금 및 재무부담 경감 검토1965년생인 최 부사장은 한성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조선맥주 영업부에 입사해 하이트맥주 전략기획팀장, 하이트진로 경영전략실·인사·SCM추진실장, 경영전략실·HR 총괄임원 등을 거쳐왔다. 2022년 말부터 현재까진 하이트진로 경영전략실과 관리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경영전략실과 인사팀, 총괄지원팀, 자산관리팀, ESG팀을 비롯해 CFO의 담당부서인 재무팀, 회계팀, 회계정책팀까지 총괄하고 있다. 최 부사장 산하에 세무와 재무를 전담하는 오근의 상무보가 재무팀, 회계팀, 회계정책팀 담당을 맡고 있는 구조다.
재무부서를 맡은 입장에서 세금과 벌금 등은 피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줄이고 싶은 비용이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공정위의 70억원대 일감몰아주기 과징금에 대해 불복하는 재판을 추가 진행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가 공정위에 내게 된 과징금은 70억65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최근 전원회의를 통해 하이트진로에 이 같은 금액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의결했다. 기존에 2018년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관련 제재로 79억4700만원을 부과한 뒤 하이트진로가 이에 불복하면서 5년간 재판을 이어온 결과다.
다만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5월 대법원 판결 시 사측의 청구 일부가 일부 인용돼 8억8200만원을 깎을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일단 대법원 판결 결과 일부 패소인 만큼 추가적인 과징금 감경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인 절차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까지 결론이 나온 소송은 더이상 같은 건으로 진행하기 어렵다. 대신 추가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면 이번 소송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으로 과징금 불복 소송을 다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공시 내역에 따르면 2018년 공정위에 대해 하이트진로가 걸었던 소송가액은 16억2266만원이었다. 그 절반을 감액받았지만 여전히 나머지 금액에 대해 별도 재판을 통해 추가 감액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사측이 기대하는 대로 경감 결과가 나온다면 CFO의 재무적인 부담도 일부 덜어진다.
다만 아직 해당 행정소송 외에도 경영진의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언제 추가적인 재판을 진행할지 등은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1심에선 박태영 사장에 징역 1년6개월과 집행유예 2년, 김인규 대표에 징역 10월과 집행유예 1년, 김창규 상무에 징역 4개월과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현재 이들은 다른 혐의에 대해선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면서도 알루미늄 코일 거래건과 관련해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ESG등급 추가 하락 가능성최 부사장은 회사 ESG위원회 위원으로 재무부서뿐 아니라 ESG부서까지 총괄하고 있다. 이에 현재 과징금과 재판 이슈로 인한 등급 하락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하이트진로의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등급은 통합 B등급으로 환경 B, 사회 B+, 지배구조 B 등이다. 원래 B+이었던 지배구조 등급이 그룹총수인 박문덕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과 벌금형 판결로 인해 한 단계 내려갔다. 당시 KCGS 측은 박 회장이 계열회사와 친족에 대한 사항이 누락된 허위 자료를 고의로 제출한 점이 중대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해 등급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재 공정위 과징금 확정과 임원들의 형사재판건 결과까지 반영될 경우 올해 지배구조 등급 또한 안전하지 않다. KCGS의 경우 형사나 횡령 등 무게감이 큰 사건은 지배구조 관련 평가 검토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나올 경우 사안의 경중을 따져 조정여부가 실제 등급에 반영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