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까지는 주세 일시적 납부 이슈에 따른 현금 유출이 있었지만 2024년 상반기는 운전 자본 확대 여파다.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가운데 주류업 특성상 발생하는 매출과 현금 유입 기간의 미스매치로 인해 현금 흐름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 영업 현금흐름 '들쭉날쭉', 2019년·2022년 주세 납부 여파 20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001억4386만원으로 집계됐다. 1169억9125만원을 기록한 작년 상반기 말 대비 14.4% 감소한 수치다.
하이트진로의 최근 5년 간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다소 들쭉날쭉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9년 -2398억원에서 2020년 6667억원으로 대폭 개선된 후 2021년 1651억원대로 축소됐다. 2022년 -480억원을 기록한 후 작년 상반기 플러스(+)로 전환됐다. 올해 다시 현금 흐름이 다소 주춤한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맥주 출시 이후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2020년 이후 현금 창출력이 개선됐다. 하지만 2019년과 2022년에는 현금 흐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일시적으로 누적됐던 주세 납부가 집중된 영향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2월 제출한 신용평가 자료를 살펴보면 하이트진로의 2021년 미지급 주세는 7408억원이었는데 2022년 4044억원으로 줄었다. 2022년에 3300억원 규모의 세금을 납부했다는 의미다. 지출 부담에도 1400억원이 넘는 CAPEX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했다.
이에 따라 2019년과 2022년의 잉여현금흐름(FCF)는 각각 -1272억원, -222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주세 납부 이슈가 일단락되고 맥주 사업 호조 등에 따라 이익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현금 흐름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현금흐름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순운전자본 부담 확대 다만 올해 상반기까지 개선 흐름이 이어지지 않았다. 현금 흐름표를 살펴보면 시작점인 순이익은 연결 기준 700억43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83%증가한 수치다. 2023년 하반기에 진행된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효과 및 광고선전비 감축 등의 효과로 이익이 증가했다.
통상 호실적을 기록하면 현금 창출력이 개선되지만 하이트진로는 운전 자본 부담이 커지며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단순 계산 시 작년 상반기 말 2906억원 수준에서 3852억원으로 9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이 중 매출채권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주류 사업은 전반적으로 운전 부담이 큰 영역이다. 주류는 제조 기간이 길고 도매상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유통망 관리를 위해 채권 회수 기간을 조절해야 한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효율적인 관리가 사업과 재무 안정성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하이트진로의 매출도 도매상에게 주류를 넘기면서 발생한다. 미리 제품을 주고 일정 시간 후에 대금 결제하는 구조다. 매출채권으로 잡고 회수가 되면 매출로 인식하는 것이다. 상반기 매출은 발생했지만 현금이 들어오지 않고 채권으로 잡히며 현금 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매출채권이 회수가 되면 현금 흐름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세금 납부에 따른 현금 지출도 있었다. 주류 업체들은 공장에서 제품 출고를 하면 '선급주세'를 잡고 납부할 주세를 미리 확정해 '미지급 주세'로 분류한다. 미지급 주세는 매년 1월과 4월, 7월, 11월에 정기적으로 납부한다. 납부하면 미지급 주세는 없어진다. 선급주세는 재고를 처리해 매출이 발생하면 매출액에서 해당 주세가 차감된다.
상반기 미지급 주세는 3820억7086만원이다. 2023년 말 3990억7777만원에서 약 170억원 규모 줄었다. 1월과 4월에 납부하면서 미지급 주세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주세보다는 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