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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하이트진로, 이사회 참여도 '눈길'…아쉬운 경영성과

255점 만점 중 134점, 사외이사 평가제도 도입도 '검토'

김혜중 기자  2024-11-13 07:40:3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올해 100주년을 맞이한 하이트진로는 자타공인 국내 최대 주류 업체다. 소주와 맥주 양대 주류에서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보유한다. 특히 소주 부문은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투트랙으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사회는 어떻게 운영될까. 하이트진로는 이사회를 13회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했고 참여율도 높았다. 이사회 구성과 활동 내역도 주주들에게 모두 공개하며 정보접근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다만 내수시장 감소와 주류문화 변화로 인해 주류시장 전반이 침체되면서 경영성과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수를 받아들었다.

◇활발한 이사회, 접근성도 '용이'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하이트진로는 255점 만점에 134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참여도’ 항목이다. 총 40점 만점에 34점으로 평점 5점 만점에 4.3점이다. 공시대상기간동안 13회 개최된 이사회에서 이사진 평균 출석률은 100%다. 의무설치 대상 이외의 소위원회 활동도 연간 9회 이상 활발하게 개최됐다. 다만 감사위원회를 위한 별도의 지원 조직은 존재하지 않으며 윤리감사팀, 회계팀 및 회계정책팀, ESG팀이 해당 업무를 겸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연 2회에 불과했다.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도 평점 3.7점을 기록하면서 좋은 성적을 받아들었다. 총점 35점 중 22점을 획득했다. 이사회 활동 내역과 지배구조보고서, 주주환원 정책을 주주에게 충실하게 공개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의 사외이사 추천 경로에 있어서는 추천자에 관한 사항이 공개되지 않으며 1점을 받아가면서 점수가 일부 깎였다.

‘견제기능’ 항목에서는 45점 만점에 25점으로 평점 2.8점을 기록했다. 감사위원회가 3인 이상의 사외이사로 구성됐고 그중 한 명은 공인회계사 자격도 보유해 감사업무에 관한 전문적 식견을 갖추고 있다. 부적격 임원 방지에 대한 승계정책도 마련됐으며 접근성도 우수한 상태다. 다만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별도 회의가 부재하고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기반한 보수체계를 택하지 않아 점수가 차감됐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보완 의지', 주류시장 불황 속 경영성과 '아쉬움'

이사회 ‘구성’ 항목에서는 45점 만점에 24점을 받았다. 평점으로 따지면 5점 만점에 2.7점이다. 총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과반인 3명이 사외이사지만 이사회 의장은 전문경영인 김인규 대표가 맡고 있다. 총 3개의 소위원회(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위원장은 모두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경우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되면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이사회 역량 구성표를 만들지 않아 1점을 받아가며 이를 상쇄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35점 만점에 14점으로 평점 5점 만점에 2점이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이를 공개하지도 않으며, 평가 결과를 개선에 반영할수도 없어 해당 항목들에서 연달아 1점을 받았다. 다만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은 B등급으로 4점을 기록했다. 사회적 물의 및 상법 이슈에 연루된 임원이 이사회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에 대해 사외이사의 자유롭고 비판적인 의사 개진 및 독립성 보장을 위해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통제 및 감시장치 운영에 대한 기여도, 실효성 높은 제언의 여부, 적절한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선임 시 활용하고 있다. 향후 이사회 및 이사회 내 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사외이사의 역할 및 책임이행 평가에 대한 규정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주류 시장 전반이 침체된 상황 속 하이트진로는 ‘경영성과’ 항목에서 고전했다. 경영성과의 경우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 크게 3개의 부문으로 나눴는데, 투자지표를 제외한 경영성과와 재무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경영성과를 책정하는 기준은 KRX 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변수 최소화를 위해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만점(5점)으로 채점했다.

출산율 감소로 내수 시장이 작아지고 있고, 주류를 향유하는 문화도 바뀌면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도 신규 먹거리 및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 상황이다. 2023년 매출액 2조5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지만 KRX 300 평균치 4.7%에 미치지 못했다. 주류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 속 영업이익성장률 등도 평균치를 하회하며 각 항목별 1점에 그쳤다.

하이트진로는 2023년 말 기준 PBR이 1.35배로 기업 자산 대비 주가는 1배를 넘어서지만 KRX 300 평균인 2.38배에는 미치지 못했다. 타 기업 대비 밸류를 높게 인정받지 못한 만큼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에서도 1점을 받았다.

하이트진로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200.76%, 2.76, 2.45배로 KRX 300 평균치 91.96%, 1.12, 9.72배를 하회했다. 다만 배당수익률에 있어서는 4.22%로 투자지표 중 주주환원에 있어서는 평균치를 크게 웃돌아 5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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