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코스닥 상장사로 국내외에서 콘택트렌즈를 제조·판매하는 인터로조는 2022년 2월 재무 조직을 격상했다. 이전까진 전략기획 담당 임원이 재무 관련 업무를 함께 맡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2025년 연결 내부회계관리제도 의무 도입에 맞춰 재무 조직의 역할 강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높아진 위상과 강화된 역할에 어울리는 책임자도 필요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터로조는 현대자동차그룹 출신의 윤세봉 상무를 재무구매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영입과 함께 인터로조는 윤 상무를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선출했다. 곧장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한자리에 앉혔다.
◇현대차 기획조정실과 미국 법인에서 근무한 재무 전문가
1970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윤 상무는 대부분의 경력을 재무와 연관된 부서에서 쌓았다. 인터로조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9년까지 현대차 재경본부에서 재정과 회계, 주식 관련 업무를 맡았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는 현대차 미국 현지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기획조정실 소속으로 근무했다.
현대차 기조실은 그룹의 '컨트롤 타워' 격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불린다. 그룹 차원의 중요한 지배구조와 재무, 인사 프로젝트는 기조실이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의 핵심 인재들이 거쳐가는 곳으로 현재 현대제철과 현대로템, 이노션에서 CFO 역할을 하는 김원진 부사장과 김두홍 전무, 신승호 상무가 기조실 출신이다.
기조실 근무 후 윤 상무는 2015년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로 옮겨 2019년까지 원가관리와 투명경영지원팀 부장으로 일했다. 2019년부터 인터로조 재무구매본부장으로 영입되기 전인 2021년 말까지 현대트랜시스 회계팀에서 예산관리와 사업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를 맡았다.
CFO의 전통적인 업무로 분류되는 회계와 원가·예산 관리 외에 해외법인 CFO와 그룹 컨트롤 타워 경험은 해외 사업 확장과 사업 구조 재편 등을 준비해온 인터로조에 필요한 점이기도 했다.
회사 측은 윤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하며 "폭넓은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한 경영과 재무 분야의 전문가로, 회사의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인 식견으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더불어 "회계관리 투명성 제고와 재무 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시기상조'인 윤세봉 상무 평가...미국 진출, 성과 창출 기회
윤 상무가 영입된 지 만 1년1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인터로조는 스마트콘택트렌즈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오는 5월 '옵티로쓰'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핵심 사업인 컬러콘택트렌즈 사업은 인터로조가, 아직 이익을 내고 있진 않지만 유망 사업으로 분류되는 스마트콘택트렌즈 사업은 옵티로쓰가 맡는 구조로 재편했다. 사업 효율화 목적의 일환이다.
또한 지난해 최대 매출 1269억원과 영업이익 331억원을 달성했다. 최대 실적을 내면서도 전년대비 1%포인트(p) 오른 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수익성도 향상됐다. 부채비율은 39%로 전년대비 8%포인트(p) 올랐지만 준수한 수준을 유지했다.
단 지난해 5배 이상 늘린 단기투자자산에서 평가손실(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평가손실)이 전년대비 6배 이상 발생한 점은 재무구매본부장으로서 윤 상무가 지속해서 관리해야 할 점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윤 상무는 지난해 투자금과 상환 자금 확보를 위해 564억원의 단기차입을 일으켰다. 이는 전년대비 약 4배 많은 규모다. 일부를 갚았지만 2023년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약 335억원이다. 올해 윤 상무는 차입금 상환과 차환에도 바쁜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인터로조는 현재 세계 최대 단일 콘택트렌즈 시장인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자사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에서 미국 현지법인 CFO로도 일한 적 있는 윤 상무의 경험이 활용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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