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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현대트랜시스, 끊임없는 차입에 조달 방법 고민

2019년 통합 법인 출범 후 '은행 대출' 의존도↑…'이자비용 증가'로 관리 중요성 대두

양도웅 기자  2024-04-15 14:29:12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현대트랜시스가 그간 부족한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을 반복한 가운데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화매출채권을 활용한 대출이 늘었다. 수출 증가에 맞춰 조달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다. 아울러 자금 조달 규모가 커진 만큼 이자비용 관리도 중요해졌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파워트레인과 차량 시트를 제작하는 비상장 계열사다.

2019년 말부터 2023년 말까지 현대트랜시스의 사채 발행 잔액과 금융기관 차입금을 합한 규모는 매년 증가했다. 2019년 말 1조4337억원이던 규모는 2023년 말 2조3645억원으로 65%(9308억원) 늘었다. 통합 법인 출범 이후 단 해도 빠지지 않고 사채 발행 잔액과 금융기관 차입금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금융기관 차입금 증가율이 컸다. 2019년 말 6556억원이던 규모는 2023년 말 1조3064억원으로 99%(650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채 발행 잔액은 7780억원에서 1조580억원으로 36%(2800억원) 늘었다. 통합 출범 첫해만 해도 사채 의존도가 54%로 더 높았지만 현재는 금융기관 의존도가 55%로 더 높다.


2023년 말 기준 현대트랜시스의 금융기관 차입 종류는 △일반대출 △시설대출 △외화매출채권할인 등 크게 3개다. 일반대출은 기업이 신용 혹은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고 시설대출은 기업이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빌리는 것이다. 외화매출채권할인은 외화매출채권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금융기관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현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최근 2년간(2021~2023년) 눈에 띄게 증가한 건 외화매출채권할인이다. 2021년 말 31억원이던 규모는 2022년 말 626억원, 2023년 말 1982억원으로 매년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전체 금융기관 차입금에서 외화매출채권할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0.4%에서 5.8%, 15.2%로 꾸준히 상승했다.

외화매출채권할인의 대표적인 거래 금융기관은 우리은행이다. 현대트랜시스는 2021년부터 매년 외화매출채권할인을 활용해 우리은행으로부터 적게는 수십억원의 자금을 빌리고 있다. 양사의 관계는 돈독하다. 과거에도 외화매출채권할인을 매개로 양사는 거래를 맺은 적 있고, 지난해는 일반대출로도 거래 범위를 넓혔다.

현대트랜시스는 외화매출채권할인으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고객사들이 외상매출금을 갚기 전까지 발생하는 현금흐름 공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해외법인에서 수출하는 경우에는 월 1회 외상매출금을 회수하고 국내 본사에서 바로 수출하는 경우에는 개별 계약건에 맞춰 회수한다.

외화매출채권할인을 통한 자금 조달을 적극적으로 하는 배경에는 수출 매출액의 증가가 있다. 지난해 현대트랜시스의 수출 매출액은 5조19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411억원) 증가했다. 통합 법인 출범 후 최대 규모의 수출 매출액이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매출액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매출채권 관리가 중요해진다.


더불어 의존도는 줄었지만 사채 발행도 현대트랜시스의 중요한 자금 조달 방법이다. 2019년 통합 법인 출범 후 사업 역량 강화, 재무안정성 향상, 그룹 내 위상 제고 등의 이유로 신용등급이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된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향상되면 조달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단 현대트랜시스의 금융기관 차입 선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은행 대출 금리가 시장금리보다 높지만 둘의 차이가 많이 줄었다"며 "굳이 만기 2~3년의 회사채를 발행해 높은 이자비용을 장기간 부담하기보다 은행 대출이 더 나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사채와 은행 대출 등 외부에서 돈을 빌리는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비용 관리도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됐다. 지난해 현대트랜시스의 이자비용은 768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기업의 이자비용부담능력을 평가하는 이자보상배율은 1.5배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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