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omapany & IB

'수익성 약화' 현대트랜시스, 조달 우군들 '총동원'

하나증권 신규 파트너사 합류…발행수요 급증에 조달 안정성 확보 전략

손현지 기자  2024-08-27 08:06:52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현대트랜시스가 올해 두번째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AA급 우량한 신용등급 매력과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캡티브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내달 중으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주목할 건 주관사단을 화려하게 꾸렸다는 점이다. 하나증권을 새로운 파트너사로 추가해 주관 인수 파트너사를 역대 최대 규모인 8곳으로 늘렸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잉여현금흐름(FCF) 마이너스가 지속되면서 조달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약화, 대규모 투자 리스크 부상 '주관사 역량 중요'

27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내달 중으로 총 2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계획 중이다. 트랜치별로 2년물 400억원, 3년물 1200억원, 5년물 400억원으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하며 기관 수요에 따라 3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발행에선 주관사단을 화려하게 구성해 주목된다. 그간 2~3곳으로 파트너사를 지정해왔던 것과 달리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등 6곳을 지정했다.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현대차증권과 교보증권까지 합치면 총 8곳이다.


지난 1월 발행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을 새로운 파트너사로 합류시킨 바 있다. 이처럼 올들어 주관사를 최대로 늘리고 있는 건 수익성이 약화된 탓이다. 지난 2021년 대규모 투자 이후 잉여현금흐름(FCF)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에도 TMED-II 관련 설비 투자, 인도 푸네 시트 공장 착공 등 투자계획 감안시 FCF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행 수요가 몰리면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금리 인하를 앞두고 내달 중순까지 약 20곳이 넘는 기업들이 회사채 조달을 준비 중이다. 아무리 AA급 이슈어라지만 크레디트물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일각에선 흥행을 장담하긴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관사들은 현대차그룹의 인지도와 그룹 내 캡티브 수요 경쟁력을 앞세워 세일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완성차업체를 제외하면 변속기를 생산하는 계열사는 현대트랜시스 뿐"이라며 "캡티브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로 현대차(41.1%), 기아(40.4%), 현대모비스(15.7%) 등이 대주주로 있다. 변속기와 시트 등을 생산해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에 공급한다.

안정적인 그룹 캡티브 매출로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계열 매출 비중은 약 90%를 웃돈다. 유사시 현대차그룹의 높은 지원가능성도 인정된다. 주력사업으로 수동변속기, DCT, 승용·상용차용 차축과 승용차용 시트를 주력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

한국기업평가는 "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로서 안정적 사업지위와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룹에서 유일하게 변속기를 생산하고 있어 사업과 전략적 중요도가 높고 파워트레인과 시트부문 모두 그룹 내에서 독과점적 공급지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 캡티브 수요 강조 전략 통할까

현대트랜시스는 정기 이슈어로서 채권 시장 내 입지가 탄탄한 편이다. 크레딧 매력도 탄탄한데 지난 2019년 현대파워텍을 흡수합병하며 신용도가 A+에서 'AA-'로 상향조정됐다. 자동변속기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사업역량이 강화됐고 현대차그룹 내 위상 제고 효과 등을 볼 것으로 기대됐다.

최근까지도 기존 신용도를 유지 중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올해 정기평가에서 현대트랜시스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각각 'AA-,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재무구조가 워낙 좋은 데다 유동성 대응능력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유사 시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을 가능성이 있는 점도 신용도를 떠받치는 요인이다.

안정성도 높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의 채권 내재등급은 실제등급과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내재등급에는 시장 수요가 반영되는 만큼 현대트랜시스의 채권이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발행 때마다 완판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