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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경영권 분쟁

홍은택 "카카오, SM 인수로 IT와 IP 결합 시너지" 강조

SM엔터 인수 관련 주주 대상 첫 발언 '상징성'…인수전 주역 배재현 이사회 입성

이지혜 기자  2023-03-28 16:07:18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홍 대표가 처음으로 주주와 만나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사유와 향후 목표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그동안 카카오 주가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의사를 밝힌 직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는데 홍 대표가 주주의 우려를 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도 의미가 작지 않다. 배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카카오 이사회에 배 대표 입성한 만큼 앞으로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가 이번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홍은택, SM엔터 인수전 관련 주주 앞에 첫 발언 “IT와 IP의 시너지 창출”

28일 카카오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첨단로 242 스페이스닷원 1층 멀티홀에서 제2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정기 주총은 홍은택 대표가 직접 의장으로 나서서 주재했다.

홍 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과 관련해 직접 발언했다는 점에 이목이 쏠린다. 홍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글로벌IP와 제작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IT기술과 IP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날 발언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작업을 본격화한 2월 7일 이후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이와 관련해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는 그동안 주주들로부터 많은 우려를 받았다. 과거 9만원대를 밑돌던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하이브와 공개매수 경쟁을 벌이다 주당 15만원에 매입해서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에 ‘오버페이’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으면서 카카오 주가는 인수전을 본격화한 이래 내림세를 보였다.

더욱이 28일은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로 공식 등극한 날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이날 ‘공개매수 결과보고서’를 공시하고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카카오는 20.76%,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9.11%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전까지만 해도 두 회사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은 3.28%, 1.63%였는데 보유 지분이 대폭 늘어났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합산 지분은 39.87%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한 공개매수가 크게 흥행한 덕분이다. 이번 공개매수에 응모한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물량은 모두 1888만227주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사주와 카카오 측이 보유한 물량을 제외한 유통 주식 가운데 85%가량이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했다. 사실상 SM엔터테인먼트 투자자 대부분이 공개매수에 응모한 셈이다.


◇SM엔터 인수전 ‘주역’ 배재현, 이사회 입성 ‘상징성’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가 사내이사에 오른 점도 의미심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의 승기를 잡은 만큼 앞으로 배 대표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해외 국부펀드에서 1조2000억여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서부터 이번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까지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재원 확보부터 공개매수 전략을 짜는 것까지 배 대표가 총괄했다는 뜻이다. 배 대표가 카카오 이사회에 입성한 것도 이런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배 대표는 앞으로 SM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를 내는 데 있어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배 대표는 사업협력계약을 맺던 당시 SM엔터테인먼트의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될 예정이었다. 비록 여론을 의식해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이사에 오르기로 계획을 바꿨지만 배 대표의 역할이 크다는 점은 변함없다.

배 대표는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12일에도 전면에 나서서 카카오의 입장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당시 카카오가 발표한 입장문은 배 대표의 이름으로 나갔는데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과 관련해 배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카카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배 대표에 대해 “자본유치와 투자 측면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등 기업가치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카카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등 다방면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1980년 5월 9일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CJ㈜에서 일하며 미래전략실 부장까지 올랐다가 2015년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다. 배 대표는 약 3년 동안 카카오의 빅딜팀장을 맡다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투자전략실장을 거쳐 2023년까지 CIO, 현재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를 맡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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