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등기임원 9인에게 100억원 넘는 보수를 지급했다. 전년 대비 늘어난 등기임원 보수총액 대부분은 2021년 최대 연매출 등 공로를 인정 받은 등기이사진의 상여에서 비롯됐다. 반면 올해 보수총액은 불리한 업황, 역기저효과로 지난해 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임원 중 급여와 상여를 포함해 가장 많은 근로소득을 지급받은 인물은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나타났다. 퇴임한 박성욱 SK하이닉스 전 부회장이 수령 연봉 총액으로는 가장 많았으나, 이는 대부분 퇴직금과 주식매수선택권으로 인한 이익이었다.
◇전년比 늘어난 등기임원 보수총액, 등기이사진 상여 증가 영향
22일 SK하이닉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사내 등기임원 9인이 수령한 지난해 보수 총액은 126억원이다. 보수총액 중 117억원은 등기이사 3인에게 지급됐다. 사외이사 2인에게는 3억원, 감사위원회 위원 4인에게는 6억원 가량이 주어졌다.
보수총액은 전년과 비교하면 136.5% 늘었다. 증가 배경은 2021년 성과에 따른 등기이사진 상여의 확대다. 전년 당시 등기 이사진의 상여는 19억원이었으나, 지난해는 보수총액의 과반 이상인 67억원으로 246.9% 늘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당시 기존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는 등 호실적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SK하이닉스의 등기임원 보수총액은 크게 감소할 공산이 크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한 비상경영과 2021년 성과에서 비롯된 역기저효과 때문이다. 특히 올해 1분기 조단위 적자가 가시화된데다, 증권가에서 연간 단위로도 대규모 적자를 우려하는 만큼 상여항목의 몸집이 쪼그라들 전망이다.
업황이 부정적인 만큼 상여금 축소 등 등기임원을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경영 노력도 눈길을 모은다. SK하이닉스 임원진 측은 올해 초 자사주 상여금 지급 단계에서 자발적으로 상여금을 하향 조정하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이에 이달 진행된 임직원 상여금 지급을 위한 자기주식 처분도 기존 계획보다 더 적게 처분됐다.
◇근로소득 1위는 박정호 대표, 실질 연봉 56억원 상당
등기이사 3인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한 인물은 박 대표다. 박 대표는 44억7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다만 이는 상여만 포함된 금액이다. 지난해 박 대표가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대표이사를 겸직해 급여 항목은 SK스퀘어에서 지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박 대표의 급여를 SK스퀘어 측에서 지급한 뒤 일부 분담하는 식으로 처리해왔다.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분담한 비용은 총 11억7500만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박 대표가 SK하이닉스에서 수령한 실질적인 보수는 56억원으로 늘어난다.
퇴직한 박 전 부회장이 지난해 170억원 넘는 연봉을 받아 지난해 사내 최고액 수령자로 기재됐지만, 이는 2017년 초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영향이다. 박 전 부회장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은 84억원 상당으로, 이를 제외한 나머지 연봉은 95억원 정도다.
이중 퇴직금까지 제외할 경우 박 전 부회장의 지난해 급여 및 상여 등 근로소득은 18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실질적인 근로로 받은 연봉만 따져보면 박 대표의 수령액이 가장 많았던 셈이다.
한편 박 대표와 함께 현재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맡은 곽노정 사장은 10억원 상당 급여와 11억원 규모 급여 등 총 23억원 수준의 보수를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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