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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절차 변화 바람

경쟁 치열하던 통신3사, 배당기준일은 '침묵'

SK텔레콤, 분기배당 관련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안 모니터링… KT·LG유플러스 관망

문누리 기자  2023-03-13 08:00:48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3대 이동통신사 관계를 비유하면 '먼나라 이웃나라'와 같다. 서로를 누구보다 경계하고 견제하지만 신규 요금제 마케팅 등 사업전략을 서로 벤치마킹하기도 한다. 통신사업이 국내 수요를 나눠갖는 형태로 한정되다 보니 레드오션으로 점철된 탓이다.

다만 최근 배당기준일 관련 정책에 대해선 서로 눈치 보고있다. 아직 이들 중 금융당국 등 정부의 배당절차 개선방안과 관련해 정관 변경을 나서는 곳은 없다. 통신사업 직속 부서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일거수일투족에 예민하게 반응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통신3사, 올해 주총서 배당기준일 관련 정관 변경 無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모두 배당기준일 관련 정관 변경이 올해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정책을 검토하고 반영하는 시간적인 프로세스 차이가 있어 내년 이후로 검토하겠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초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는 등 평소엔 정부 지침을 앞장서서 따르는 편인 통신사들이 이번 방침에는 소극적인 셈이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해선 3G, LTE, 5G 등 각종 요금제 출시안부터 선택약정 할인까지 정부의 지침을 적극 따라왔다.

물론 최근 발표된 배당절차 개선방안이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당국은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표준정관을 지난달 바로 바꾸는 등 발빠른 행보에 들어갔다.

여기에 배당기준일 통합 안내 페이지를 구축하고 배당절차 개선 관련 안내자료 배포와 설명회 개최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를 통해 공시규정 시행세칙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의무사항화 하는 움직임이다.

일각에선 이들 통신사가 상장사로서는 금융감독원 등 당국의 모니터링 대상이지만 사업적으로는 금융당국의 규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란 의견도 나온다. 공시 등 법적인 틀 안의 룰만 어기지 않으면 되는데, 굳이 의무사항이 아닌 당국 룰까지 앞장서 따를 이유가 없는 위치라는 분석이다.

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언제든지 이동통신사업자의 사업적 권리를 부여할 수도, 뺏을 수도 있다. 정부 인프라의 근간인 통신서비스를 판매하는 규제사업이기 때문에 더 눈치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예컨대 지난해 말 정부는 주파수 28㎓ 대역 할당 조건 이행에 소극적인 통신사 KT와 LG유플러스에 주파수 할당 취소 결정을 내렸다. 2018년 통신3사에 경매방식을 통해 동시 할당한 주파수가 망구축 투자를 전제조건으로 걸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통신사업자들이 '땅 파서 장사'할 수 없는 만큼 사업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 같은 조치는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정부의 규제 아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면서 "특히 과기부와 방통위 등 '시어머니'가 많은 상황에서 유관 부서의 눈치 위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자본시장법 개정안 모니터링… KT·LG유플러스 관망

다만 공식적인 이유는 회사마다 사뭇 다르다. KT와 LG유플러스는 회사 경영진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을 아끼는 반면 SK텔레콤은 분기배당을 시행하고 있어 올해 관련 법안이 개정되는 방향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KT는 연 1회 결산배당만 하는 중이며, LG유플러스는 중간배당, 결산배당을 하고 있어 분기배당 관련 법 개정과는 상관없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1월31일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올해 2분기 중 분기배당에 대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관련 개정안이 통과되면 SK텔레콤은 이를 참고해 빠르면 올 하반기 이후 관련 안건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SK텔레콤 정관 현황을 보면 분기배당 관련해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3월, 6월 및 9월 말일을 기준일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주에게 금전 배당을 진행한다. 이때 배당받는 사람은 분기배당 기준일 현재의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 또는 등록된 질권자에 해당한다. 현 정관대로 하면 배당락이 먼저 발생하고 그 기준일 이후에 이사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하게 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상반기 중 자본시장법 개정이 마무리되면 분기배당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관 개정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주친화적인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분기배당 시행사로서 법 개정 등을 상시 모니터링해 연간 제도 도입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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