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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변함없는 이사회 공식 'CFO=사내이사'

여명희 전무 선임안 주총 상정, 재무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중용 관측

박규석 기자  2023-02-27 15:59:18
LG유플러스의 이사회에는 독특한 소위원회가 있다. 바로 재무위원회다. 통상 소위원회는 이사회의 전문성 지원 등을 위해 설치된다. 이를 고려할 때 재무위원회의 운용은 재무건전성 제고 등을 위한 LG유플러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나 마찬가지다.

상법상(상장사 기준) 재무위원회는 의무 설치 기구가 아니다. 자산 규모 등에 따라 설치돼야 하는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정도다. LG유플러스의 경우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로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재무위원회, ESG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5개 소위원회를 운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06년에 처음으로 재무위원회를 설치했다. 주요 업무는 일상 경영 활동에 필요한 전문성과 효율성 강화다. 이사회가 위임한 사항과 기타 재무 사항에 관한 지원도 함께 맡고 있다. 재무위원회가 회사의 곳간 관리를 지원하는 조직인 만큼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주요 멤버로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16년 넘게 이어온 CFO 중용

LG유플러스는 지난 16년간 CFO를 이사회 멤버로 꾸준히 중용하고 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재무위원회가 설치된 만큼 관련 부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재무위원회 구성은 2인 체제로 유지되고 있으며 위원장은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이러한 공식은 사실상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CFO로 선임된 여명희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3월 17일에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됐다. 이번 주총에서 신임 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인사는 여 전무 한명이며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될 경우 임기는 3년이다.

여 전무가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된다면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재무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에 위원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재무위원회의 경우 2006년 이후 CFO들이 꾸준히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실제 정경래 전 CFO를 시작으로 이혁주 전 CFO까지 총 7명이 LG유플러스의 재무수장으로 선임됐고 이들은 모두 재무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지난 2021년에 신설됐지만 전임자였던 이혁주 전 CFO가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 전무 역시 관련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내부거래위원회는 2022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이 전 CFO를 비롯해 남형두 사외이사와 김종우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소위원회 위원 선임 여부는 내달 17일 주총이 마무리된 다음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통상 재계에서는 주총이 끝난 직후 이사회가 개최된다.


◇여명희 전무 '사내 영향력' 강화될까

여 전무가 이사회에 소속될 경우 LG유플러스를 포함한 계열사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기존보다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CFO에 오르기 이전부터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었던 영향이 크다.

실제 그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LG유플러스의 종속회사인 유플러스홈서비스와 씨에스리더, 아인텔서비스, 씨에스원파트너, 위드유 등에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계열사의 재무 관리 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이사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재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재무관리 방법이다. 통상 모회사의 CFO들은 계열사의 재무 등을 총괄하기 위해 겸직 형태의 시스템을 자주 사용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계열사의 경영지원 부문 등의 임원을 맡아 모회사 CFO가 직접 컨트롤하기도 한다.

다만 그가 계열사 내 기타비상무이사를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기존 포지션을 유지할 경우 모회사의 CFO가 계열사의 재무에 지나치게 간섭할 수도 있어 선제적으로 겸직을 해소할 수도 있어서다. 재계에서는 CFO를 포함한 모회사 주요 경영진의 과다 겸직이 계열사의 독립적인 경영을 방해한다는 견해가 자주 언급되기도 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여명희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는 주총에서 결정될 사항이다"며 "이사회 내 소위원회 위원 선임 여부 등은 주총 이후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다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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