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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가이던스 달성률 99.45%, 인적분할이 도왔다

하이닉스·11번가 등 자회사 분리 후 변동성 축소, KT도 100% 육박

문누리 기자  2023-02-15 08:07:18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현대사회에서 스마트기기 통신 서비스는 필수재나 다름없다. 동시에 대규모 기반설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대부분 독과점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SK텔레콤(SKT)과 KT, LG U+의 3강구도로 오랫동안 독과점 상태가 지속돼왔다. 그나마 알뜰폰기업들의 점유율이 올라오면서 3사의 독과점 구도가 2011년 50:30:18 수준에서 10여년만에 40:23:20으로 완화됐다.

반면 이커머스 시장은 독과점 업체가 존재하기 어려운 완전경쟁시장이다. 국내의 경우에도 네이버쇼핑, SSG닷컴, G마켓, 쿠팡 등이 10%대의 점유율을 각각 나눠가진 상태다. 오프라인 기반 서비스와 달리 진입장벽이 낮고 경쟁이 치열해 소위 '충성고객'의 고정적인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도체 사업의 경우 이커머스보다 진입장벽은 높지만 독과점 형태의 통신 사업보단 가격주도권이 떨어진다.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매출이 줄고 영업비용은 늘어나면서 10년 만에 기록한 SK하이닉스 2022년 4분기 영업적자(1조7012억원)가 이를 방증한다.

이같이 서로 다른 성격의 사업을 함께 갖고있다가 최근에서야 따로 떼낸 기업이 있다. 바로 SKT다. 2021년 11월 자회사로 뒀던 SK하이닉스, SK쉴더스, 11번가 등을 투자전문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 아래로 보내면서 인적분할을 시켰다.

2021년 10월까지 SKT가 품고있던 해당 자회사들은 전부 신사업 기업들이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게 관건이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존재한다. 특히 성숙되지 못한 시장이나 사업의 경우 관련 실적이 들쑥날쑥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SKT 매출액 가이던스 달성률 자료 출처 = THE CFO
여기에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SKT의 연결기준 연간 가이던스 달성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실제 달성률은 2019년 98.56%에서 2020년 83.79%, 2021년 85.89%로 떨어졌다. 서로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이 코로나19라는 큰 변수를 만나 전체 실적 전망 달성치가 확 내려간 것이다.

SKT 관계자는 "반도체, 11번가, ADT캡스, 웨이브 등 서로 다른 사업 영역이 많이 섞여있어 작용되는 불확실성이 컸던 게 달성률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SKT 인적분할 직후인 2022년 달성률은 99.45%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가이던스에서 매출액 17조4000억원을 예상했는데 최근 결산 결과 17조3050억원을 달성했다.

많은 자회사를 SK스퀘어 아래로 떼어보내면서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실적 전망은 거의 100%에 달하는 수준으로 정확해졌다. 남은 사업은 무선통신사업 SKT와 인터넷 유선통신사업 SK브로드밴드 등으로 시장점유의 변화가 크지 않은 사업들이다.
KT 매출액 가이던스 달성률 자료 출처 = THE CFO
SKT 경쟁사 KT도 이를 방증한다. SKT와 달리 KT는 일찍부터 정보통신기술(ICT)과 위성방송서비스사업 등 비슷한 종류의 사업을 위주로 영위해왔다. KT의 연간 가이던스 달성률은 2019년 101.43%, 2020년 95.67%, 2021년 99.59% 등으로 코로나19 기간에도 거의 100%에 근접했다. 변수가 크지 않은 사업을 중심으로 한 덕분에 투자자 등 시장 관계자들에게 정확한 전망치를 제공할 수 있었던 셈이다.

SKT는 최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시를 통해 올해 1년간 매출액 17조8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업 특성상 제도적인 큰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실적을 크게 바꾸는 변수는 거의 없다"며 "올해 연간 전망치도 거의 달성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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