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삼성전자의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출신인 강우영 부사장이 제일기획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됐다. 공식 직함은 경영지원실장이지만 제일기획 내에서는 경영지원실장이 CFO 역할을 맡고 있다.
강 부사장이 맡게 될 또다른 업무 중 하나는 회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제일기획 조직도상 대표이사 아래 ESG 사무국장은 경영지원실장이 겸임하는 것으로 돼 있어 강 부사장은 재무와 ESG 전략을 모두 총괄하게 됐다.
전임 경영지원실장인 정홍구 부사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데 따른 조치다. 2018년 12월 경영지원실 관리담당임원으로 제일기획에 합류한 정 부사장은 2020년 경영지원실장에 임명되며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강 부사장은 제일기획 합류 전인 2015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삼성물산 소속으로 기획관리 팀장, 경영기획실 담당임원 등을 역임했다. 이전에는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 소속이었다. 미래전략실 전략팀은 재무 및 그룹사업, 인수합병(M&A) 등 그룹 전반의 사업 전략을 담당하는 팀이었다.
사업 기획 및 관리 업무를 꾸준히 담당했던 강 부사장은 제일기획에서도 관련 업무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제일기획이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M&A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자금 조달·관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일기획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디지털전환 트렌드에 맞춰 컬러데이터(중국 소셜 빅데이터 분석기업), EVR스튜디오(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사), 북미 어데이셔스 스튜디오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업부 등을 인수했다.
이에 힘입어 제일기획의 지난해 해외 연결 자회사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은 전년 대비 25%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제일기획은 올해도 아프리카 모로코에 마그레브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해외 투자에 대한 의지를 지속해서 내비치고 있다.
이와 함께 강 부사장의 또다른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ESG 관리다. 제일기획은 2021년 4월 ESG 담당 조직을 신설하며 본격적인 ESG 강화 활동에 나섰다. ESG 활동을 총괄하는 사무국장이 경영지원실장이다. 경영지원실장을 ESG 사무국장에 선임한 데에는 ESG 성과가 기업의 투자·자금 조달의 지표로 활용되는 추세에 맞춘 행보로 보인다.
지난해 제일기획은 국내 ESG 평가기관 한국ESG기준원(KCGS)으로부터 A 등급을 받았다. 2020~2021년 B+ 등급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등급 상향으로 이어진 셈이다.
강 부사장은 올해부터 ESG 사무국장으로서 국내 단 5곳(KB금융지주·SK·SK케미칼·신한지주·지역난방공사)뿐인 A+ 등급에 도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