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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제일기획, 현금 늘리고 차입 줄이고

5832억원 규모로 쌓인 순현금, 차입금의존도 5.9% 불과

김위수 기자  2024-06-04 15:36:4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제일기획이 재무구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차입금을 상환하고 현금을 쌓으며 기반을 단단히 하는 모습이다. 이전부터도 제일기획은 외부조달을 활발하게 활용하지는 않는 곳이다. 실적 전망은 긍적적이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인 만큼 현금 확보를 통해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순현금 제일기획, 차입은 최저 현금은 최대

올 1분기 말 기준 제일기획의 총차입금은 1658억원으로 나타났다. 리스에 대한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돼 리스부채를 차입금으로 계상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차입금이 가장 적은 상태다. 2019년 1692억원이었던 제일기획의 차입금 규모는 2022년 3분 2230억원까지 늘어난 바 있다.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조달한 차입금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4분기 중 단기차입금을 전량 상환한 뒤 추가로 차입을 일으키지 않았다. 현재 제일기획의 차입금 계정에 남아있는 항목 모두 리스부채로 514억원은 유동성 장기부채로, 1143억원은 장기차입금으로 반영돼있다. 이마저도 꾸준히 규모를 줄이고 있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늘리고 있다. 제일기획에 쌓인 현금성자산은 같은 7490억원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이 세워진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차입금이 줄어들고 현금성자산이 늘어나며 순현금 규모 역시 크게 확대됐다. 순현금으로 따지면 5832억원이다. 제일기획이 줄곧 순현금 상태를 유지해오기는 했지만 쌓인 순현금이 가장 많은 것은 올 1분기로 보인다.

이에 총자산에서 외부조달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는 5.9%로 계산됐다.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9년 이후 제일기획의 차입금의존도는 줄곧 7~8%를 기록해왔다. 부채비율은 124.9%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1조5624억원의 부채 중에서는 이자가 붙지 않는 외상대금인 매입채무(4582억원)와 서비스·상품을 제공하기에 앞서 미리 받은 금액인 선수수익(3007억원)이 절반의 비중을 차지했다.

◇쌓아둔 현금, 금융수익 늘어날까

제일기획은 항상 차입금을 웃도는 현금을 보유해 왔다. 이자로 나가는 비용보다 이자로 수취하는 금액이 더 많은 구조다. 차입금과 현금 규모의 차이가 벌어지며 이자수익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2019년 93억원 규모였던 이자수익은 지난해 말 209억원으로 뛰었다.

이자비용의 경우 같은 기간 56억원에서 10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차입금 규모가 2019년에 비해서는 크게 줄지 않은 데 비해 금리는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자비용이 오히려 늘기는 했지만 순이자수익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자비용과 매출채권 처분손실, 자본화된 이자비용 등 금융수익에서 금융비용을 제외한 순금융비용 역시 마이너스(-)로 매년 절대값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순금융비용은 100억원에 육박했다. 100억원 규모의 순금융수익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올 1분기에도 제일기획의 순금융수익은 3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30억원)보다 금액이 늘었다. 올들어 현금 보유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금융수익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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