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의 현금성자산 규모가 66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디지털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고 북미를 비롯한 해외 전 사업 지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덕이다.
유입된 현금은 디지털 콘텐츠 사업 확장에 활용될 전망이다. 제일기획은 현재 국내뿐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 광고·콘텐츠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자금 소요를 맞닥뜨리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사상 최대'20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일기획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664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5653억원)보다 1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그간의 추이를 봐도 줄곧 2000억~5000억원대에 머물렀던 현금성자산은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현금성자산 증가 배경에는 뛰어난 현금창출력이 있다. 제일기획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675억원이었는데 올해는 3분기 만에 작년 순이익을 넘어선 1711억원이다. 덕분에 올해도 2000억원 안팎의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을 유지 중이다.
실제 제일기획은 디지털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분기 및 반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특히 3분기 전체 실적에서 디지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0%나 급증한 수치로, 팬데믹 이후 나타난 시장 수요 변화의 결과다.
4분기에도 연말 쇼핑 성수기와 월드컵 특수가 예상돼 추가적인 현금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 내년에도 디지털 마케팅 및 비계열 신규 광고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성장 모멘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시장은 현재 제일기획의 주력 무대다. 지난해 북미 시장 매출은 53%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전년 대비 56%나 급증했다. 이에 더해 동남아시아(36%↑)와 중동(46%↑) 등의 신규 시장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안정적인 자금유입 구조제일기획의 두둑한 현금 곳간은 신규 투자의 원동력으로 발휘될 전망이다. 현재 제일기획은 디지털 중심의 사업구조로 재정비하기 위해 M&A와 지분투자 등을 사업 다각화 전략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
앞선 5월에는 메타버스 핵심기술인 디지털 가상공간 제작 기업 이브이알(EVR)스튜디오와 투자 및 사업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173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기술 협약을 이뤄내는 등 디지털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5일에는 어데이셔스 스튜디오(Audacious Studios)가 보유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업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북미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진출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내년에도 다각도의 투자가 예정돼있다. 이달 공개된 제일기획의 북미 사업 전략에 따르면 회사는 '본사 주도의 대형 M&A'와 '로컬 주도의 중소형 M&A'를 통해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영역 발굴에 나선다.
올해 발생한 현금창출 효과로 회사의 재무구조에는 큰 무리가 없는 전략이다. 3분기 말 제일기획의 부채비율은 128.9%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장기차입금 비율도 62%로 튼튼한 자금유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