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건설 임원진에 소폭 개편이 이뤄졌다. 40년가량 장기 재직한 심광주 부사장과 전완수 전무의 퇴임에 따른 변화다. 퇴임 이후 신규 임원 선임을 하지 않고 각 부문의 총괄직을 기존 임원들이 이어받아 공백을 메운 모양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C건설 심광주 부사장(건축본부장)과 전완수 전무(관리Ⅰ 총괄)가 최근 퇴직했다. 두 사람 모두 KCC건설에서 40년가량 몸 담았고 임원으로만 10년 넘게 근무했다. 지난 연말 인사와 맞물린 퇴진이다. 구체적인 퇴직일자 및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심 부사장을 대신할 후임자 신규 발탁이나 외부 영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심 부사장을 보좌하며 건축 총괄직을 맡아왔던 조성주 상무가 그 역할을 잇기로 했다. 별도 승진 인사는 없었지만 건축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대표이사 산하 최고위 직책으로 조 상무가 영전하게 됐다.
1963년생인 조 상무는 입사 이후 지난해까지 34년을 KCC건설에서만 근무했다. 현장 소장을 비롯해 건축영업담당, 건축Ⅱ담당 등을 두루 거쳐 온 건축 전문가다. 2016년 이사 대우로 올라선 뒤 지난해까지 7년간 임원 생활을 했으며 상무 승진은 지난해에 했다.
조 상무가 맡게 된 건축부문은 KCC건설 전체 사업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건축부문은 2020년대로 접어들면서 무게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비중은 88%에 육박했다. 비록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수익성은 약화했지만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사업부가 됐다.
CFO도 교체가 이뤄졌다. 올해부터 이창호 관리Ⅱ 총괄 전무가 사실상 CFO 역할을 맡는다. 전완수 전무가 퇴임하면서 그가 담당하던 관리Ⅰ 부문을 함께 맡게 됐다. 기존에 챙기던 재무 부문과 전 전무가 도맡아 온 회계 부문을 합친 방식이 됐다. KCC건설에는 공식 CFO 직책이 없지만 재무와 회계 전반을 동시에 맡는 이 전무가 사실상 CFO에 해당한다.
지난해까진 재무와 회계 파트 총괄 임원이 분리돼 있는 탓에 재무·회계 및 전략 부문의 최종 의사결정은 윤 대표가 사실상 수행해왔다. 의사결정 구조만 보면 윤 대표가 대표이사와 CFO를 겸하는 형태였다. 2014년부터 KCC건설 대표직을 맡아 온 윤 대표는 모회사 KCC의 감사직을 역임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사내 주요 사업부문을 장기간 맡아온 고위 임원이 퇴진했지만 그 자리를 기존 임원이 메우면서 인사 변동폭을 최소화했다. 40년 근속 임원 2명이 물러나면서 임원진 전체의 무게감은 덜어냈고 이 전무와 조 상무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공백을 메웠다. 올해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국내 업황 침체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긴축성 인사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