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SK플라즈마 대표가 취임 첫해 사업 확장이라는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혈액제제 사업에 집중하는 SK플라즈마는 2년 전부터 바이오의약품 분야 진출을 꾀하고 있다. 현재 의약품 도입에 특화된 전문가를 찾는 배경에도 신사업 확장 의지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SK플라즈마는 SK디스커버리 계열사 가운데 기업공개(IPO) 후보군이기도 하다. 따라서 신약 파이프라인 등을 장착해 장기 성장성을 입증하는 것도 김 대표의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2026년까지 IPO 약속, 기업가치 개선 방안 '주목'SK그룹에는 최태윈 회장의 SK바이오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SK케미칼을 필두로 두 개의 제약바이오 사업 중심축이 자리한다. SK플라즈마는 2015년 3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의 혈액제제 사업부를 떼어내 독립했다.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혈장분획제제를 생산해 판매한다. 작년 9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SK디스커버리(지분율 77.24%)다.
SK플라즈마의 신사업 계획은 2021년 외부 펀딩 과정에서 공식화됐다. 그해 8월 SK디스커버리에서 500억원, 코스닥 바이오벤처 티움바이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대상으로 300억원씩 600억원 등 총 11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SK플라즈마의 지분가치(Equity Value)를 2500억원 정도로 책정했다.
이 과정에서 SK디스커버리는 티움바이오에 투자 안정 장치를 제공했다. SK플라즈마가 2026년까지 IPO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티움바이오가 취득한 주식을 매입가와 동일한 가격에 되사준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SK플라즈마는 IPO를 위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만큼 기업가치를 개선해 SK디스커버리는 물론 전략·재무적투자자와 결실을 공유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기존 사업인 혈액제제 시장은 경쟁 강도가 높아 외형 성장에 허들이 존재한다.
그 결과 희귀난치성 질환을 타깃하는 신약 개발에 승부수를 띄웠다. SK플라즈마는 임상·개발과 생산, 판매 등 신약 개발 후기 공정에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NRDO(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개발 중심) 조직을 신설했다.
NRDO 조직에는 티움바이오와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함께 연구개발위원회를 구축했다. 투자처를 발굴하는 상시 운영팀이 후보군을 추리면 임시 팀에서 1차적으로 검증한다. 임시 팀을 통과하면 연구개발위원회에서 딜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NRDO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티움바이오는 후보물질 발굴 같은 초기 연구 파트너로도 SK플라즈마와 협업하고 있다.
◇김승주 대표, 파이프라인 확장 개시…제품도입 전문가 발굴지난해 12월 SK플라즈마 대표로 선임된 김 대표는 수익성 높은 매출 기반 마련과 바이오 분야 진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SK플라즈마는 작년 9월 말까지 별도기준 매출액 10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다만 매출원가율이 91%에 달해 영업적자와 순손실 상태에 머물러 있다.
현재 SK플라즈마는 혈장분획제제를 넘어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파트너십 기회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제약바이오 제품 도입(라이선스 인)과 사업개발(BD)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채용 중이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희귀난치성 질환 전문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해 기존 제품 외에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SK케미칼 전략기획팀장 출신으로 SK플라즈마로 옮긴 이후 전략추신실을 이끌었다. 해외 사업 등을 키워 SK플라즈마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의 전임자인 김윤호 SK플라즈마 전 대표는 SK케미칼의 라이프사이언스사업을 담당하는 파마(Pharma)사업 대표로 임기를 시작했다.
SK플라즈마의 지배주주인 SK디스커버리가 바이오 사업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만큼 신사업에 속도가 붙을지도 관심거리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해 '바이오전략·투자본부'를 신설하면서 SK케미칼, SK플라즈마와 협업 기반을 만들었다.
해당 조직은 SK케미칼 연구개발센터장 출신 김정훈 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바이오와 제약 분야 전문가로 25년간 SK케미칼에서 해외사업, 마케팅, 개발 및 연구 조직을 두루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