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스커버리는 신성장회사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지주사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프롭티어와 SK플라즈마 등 신성장사업을 담당하는 일부 자회사에 대한 출자를 이어왔다. 여기에 투자조합과 펀드 등 간접투자 비히클에 대한 출자가 병행됐다. 해외펀드에 대한 출자도 겸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2017년 12월 사업부문을 SK케미칼로 인적분할하면서 투자부문만 남겨 지주사로 탈바꿈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 SK디스커버리가 지배력 확대를 위해 공개매수 등의 방법으로 자회사 구주를 취득하는 사례는 더러 있었다. 2019~2021년 합산 1430억원을 들여 SK가스 지분을, 2021~2022년 합산 1437억원을 들여 SK케미칼 지분을 각각 취득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출자 등 직접투자 사례가 많지는 않았다. 프롭티어(옛 한국거래소시스템즈)에 2021년 250억원, SK플라즈마에 2021년 500억원과 2022년 235억원을 각각 출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SK디스커버리가 지주사로서 신사업 발굴을 위해 지분 취득을 통한 인수합병(M&A)에 나선 사례도 드물었다. SK가스, SK케미칼, SK디앤디 등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해 영업이익을 발생시키고 이 돈을 재원으로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는 것이 SK디스커버리 수익구조의 큰틀이다.
그럼에도 SK디스커버리가 지주사로서 투자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SK디스커버리도 SK그룹의 방향성에 따라 2021년부터 그룹 지주사 SK나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 SK E&S, SK스퀘어, SK에코플랜트 등과 같이 투자사업에 힘을 쏟았다. 특히 SK디스커버리의 투자사업은 신성장회사 지분을 취득하는 직접투자에다 국내외 투자조합과 펀드에 수익자로 참여하는 간접투자가 병행됐다. 국내외 벤처기업 지분에 투자하는 비히클이 주를 이뤘다.
그동안 간접투자 성과가 우수했던 것은 아니다. SK디스커버리는 한때 지분을 보유했던 인터베스트를 통해 2005년 인터베스트바이오펀드와 2009년 인터베스트신성장펀드에 투자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SK디스커버리는 2021년까지 두 펀드 지분에 대한 손상차손을 꾸준히 인식하면서 장부금액이 '0원'이 됐다. 두 펀드에 투자한 금액에 대한 회수가 지연될 것으로 판단한 결과였다.
올해 상반기말 별도 기준으로 SK디스커버리가 캐피탈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출자를 약정한 국내외 투자조합과 펀드는 총 5개다. 총 약정금액은 약 228억원(원달러 환율 1370원 임의 적용)으로 잔여 출자 약정금액은 약 139억원이다.
SK디스커버리는 뮤렉스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뮤렉스 웨이브 2호 액티브시니어 투자조합'과 '뮤렉스 웨이브 3호 벤처투자조합'에 각각 10억원과 100억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이중 '웨이브 2호'에 대한 출자는 마쳤으며 '웨이브 3호'에 대한 출자는 65억원이 남아있다. 이지스투자파트너스와 현대차증권이 공동운용(Co-GP)하는 '이지스-현대차증권 프롭테크 신기술조합'에도 10억원에 대한 투자를 약정해 집행을 완료한 상태다.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국 알파카VC(Alpaca VC)가 운용하는 3호 펀드(Alpaca VC Fund III)에 491만달러(약 67억원)를 출자하기로 약정했으며 315만달러에 대한 출자가 남아있다. 미국 티시먼 스파이어(Tishman Speyer)가 운용하는 프롭테크 벤처펀드(Tishman Speyer Proptech Venture Fund)에도 298만달러(약 41억원)를 출자 약정했으며 225만달러에 대한 출자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