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돋보기
트러스톤운용 OCIO펀드, 서서히 드러나는 존재감
연금솔루션 상품, 최근 3개월 수익률 7% 육박
이돈섭 기자 2023-01-17 14:35:18
트러스톤자산운용 OCIO 펀드가 최근 우수한 성과를 내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외 경기가 위축하고 있는 점을 감안, 보수적인 접근으로 운용한 것이 긍정적 결과로 이어진 모습이다. 트러스톤운용은 트랙레코드를 꾸준히 쌓아 기업 확정급여(DB) 적립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OCIO연금솔루션성장형'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6.8% 수준이다. 여타 운용사 OCIO 콘셉트 공모펀드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시계열을 6개월로 늘려보면 수익률은 2.6% 정도로 떨어지는데, 이 역시 타사 OCIO 펀드 성과와 비교해 우수하다는 평가다.
트러스톤운용OCIO연금솔루션 펀드와 비슷한 시기 출시된 유진자산운용 OCIO 공모펀드인 '유진챔피언플레인바닐라OCIO'의 경우 최근 3개월 수익률 3.3%, 6개월 수익률 마이너스 0.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국내 OCIO 공모펀드 대부분이 최근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트러스톤운용은 지난해 6월 초 법인 DB 적립금의 효율적 관리를 돕기 위해 해당 펀드를 선보였다. 시장국면을 판단해 채권 자산 듀레이션을 조정하면서 부채연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여기에 글로벌 주식과 인컴자산 위주의 수익추구 포트폴리오를 더해 안정적 성과 달성을 추구하고 있다.
피투자 모펀드는 트러스톤글로벌과 트러스톤장기채권, 트러스톤멀티에셋, 트러스톤인덱스 등으로 분산투자 운용전략을 구축한 기본형과 수익추구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한 성장형 등 두 종류를 운용하고 있다. 성장형의 목표 수익률은 연 6% 수준이며 고유재산 28억원으로 운용하고 있다.
성장형 펀드의 성과는 국내외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 속 중앙은행 긴축기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 방어적으로 운용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이 펀드는 글로벌 경기 위축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수익추구 포트폴리오 비중을 꾸준히 줄여왔다.
펀드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신홍섭 매니저는 지난해 9월 초 운용보고서에서 "수익추구 포트폴리오 내에서 글로벌 주식은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은 유럽과 중국 등 미국 외 지역 비중을 축소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기업실적을 유지하는 미국 중심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러스톤운용은 이 펀드 트랙레코드를 견고히 쌓아 DB 적립금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DB 운용 법인 재무 상황이 제각각인 점을 고려, 공모가 아닌 사모로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대부분 운용사들이 OCIO 공모 펀드 성과를 바탕으로 사모 형태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DB 운영 법인은 내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DB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운용계획서(IPS)를 매년 한 차례 이상 작성해야 한다. 보수적 운용에 따른 낮은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정책당국은 법인이 DB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적립금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비히클을 찾는 목소리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고, 지난해 초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체 DB 적립금의 10% 내외 수준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말 이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화한 결과 최근 원리금보장형이 연 5% 확정 금리를 제공하는 등 실적배당형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이다. 금투업계에서는 장기적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펀드 투자가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확정 금리가 상당폭 오른 상황에서 시장이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법인들이 연말 연납 형태로 새로운 비히클을 찾고 있는데, 증시 해빙 분위기가 본격화하고 이에 맞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하려면 펀드 성과를 탄탄히 쌓아놓는 게 중요하다"며 "OCIO 펀드들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수익률을 경쟁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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