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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돋보기

원리금지급형 DB, 너도나도 6% 대 내놨다

제2금융권 저축은행 중심, 고금리 상품 릴레이

양정우 기자  2022-11-25 14:19:37
170조원이 넘어서는 국내 기업 확정급여형퇴직연금(DB) 시장에서 6% 대 원리금지급형 상품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가파른 금리 인상 속 기업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고금리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웰컴저축은행정기예금DB(12M)'의 약정금리를 연 6.4%로 끌어올렸다. 올해 초만 해도 이 상품의 금리는 연 2.65%였다. 기준금리가 숨가쁘게 오르자 DB 라인업의 약정금리도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웰컴저축은행정기예금DB의 경우 계약 기간이 12개월이며 가입금액의 최대한도가 없다. 이자지급은 만기일시지급식이다. 어디까지나 DB 유형인 만큼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지 않는 상품이다.

만기 전 예금을 해지하면 중도해지금리가 적용된다. 약정기간의 80% 이상이면 약정금리의 90%, 약정기간의 60% 이상이면 약정금리의 70%, 약정기간의 40% 이상이면 약정금리의 50%가 책정된다. 계약일로부터 해지 시점이 1개월 미만일 경우 0.1%의 약정금리가 적용되는 것으로 구조를 짰다.

연 6% 대 원리금지급형 DB 상품은 이날 기준 15개에 이르고 있다. 'SBI저축은행정기예금DB(36M)', '한국투자저축은행정기예금DB(36M)', '페퍼저축은행정기예금DB(36M)', '푸른상호저축은행정기예금DB(24M)', '한화저축은행정기예금DB(12M)'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품은 계약 기간이 1년부터 3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자산관리(WM)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예금의 거치 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높은 구조이지만 6% 대 이례적 고금리 상품이 나왔을 때는 경우의 수를 좀더 따져봐야 한다"며 "1~2년 안에 기준금리가 다시 저금리 시대로 회귀할 수도 있기에 재투자 리스크까지 감안해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연 6% 대의 원리금지급형 DB 상품을 내놓은 시중은행이 나타나지 않았다. 제1금융권에서는 그나마 지방은행이 연 5% 대의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남은행정기예금DB(36M)', '광주은행정기예금DB(60M)' 등이 대표적이다. KDB산업은행의 DB 전용 상품인 '산업은행정기예금DB(60M)'도 연 5.2%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신한은행정기예금DB(60M)'가 가장 높은 금리(5.1%)를 책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170조원 대의 DB를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계약 기간 12개월인 상품 중에서는 4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정기예금DB(12M)'의 금리(4.87%)가 가장 높았다.

예금이 아닌 보험 중에서도 연 6% 대의 이자를 지급하는 DB 상품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보험메리츠화재GIC(이율보증형1Y)'과 '보험메리츠화재GIC(이율보증형3Y)' 등이 약정이자로 6%를 책정했다. 어음의 경우 우리종합금융의 '우리종합금융퇴직연금발행어음DB(1년)'가 5.65%를 제시해 가장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국내 DB 적립금 규모는 약 172조원이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296조원)에서 58%의 비중을 차지했다. DB 적립금의 95% 이상은 예금과 적금,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저금리 시대엔 연 평균 성적이 1% 대에 불과했으나 고금리 상품이 쏟아진 덕에 수익률이 드라마틱하게 뒤바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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